커피/로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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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22년 1월 12일 (수) 06:15 판

Coffee Roasting.

커피에 열을 가하여 물리적, 화학적 성질을 변화시키는 것.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에서 들어온 한자어인 '배전(焙煎)'이 많이 쓰였는데 요즈음은 '볶음'이라는 말도 종종 쓰이고 있다. 과거에는 약배전, 중배전, 강배전과 같은 말을 주로 썼다면 요즘은 약볶음, 중볶음, 강볶음, 혹은 아예 영어로도 많이 쓴다.

커피나무에서 딴 커피 열매가 우리가 마시는 커피와 같은 맛과 향, 색깔을 내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공정으로, 로스팅 전의 생두는 연한 녹색을 띠고 있으며 맛과 향이 별로 느껴지지 않을 뿐더러, 생두를 바로 갈아서 물에 우려 마셔도 맛과 향은 전혀 다르다. 실제로 생두를 갈아서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내려본 어느 용자의 경험담에 따르면 색깔은 잿물 같고 풀잎 냄새만 풀풀 날렸다고 한다.[1][2]

분류

로스팅의 분류로 가장 널리 쓰이는 기준은 얼마나 약하게 혹은 강하게 볶았는가이다. 미국의 전미커피협회(National Coffee Association)는 다음과 같은 분류를 제시하고 있다.

볶는 강도 라이트 로스트 미디엄 로스트 미디엄-다크 로스트 다크 로스트
세분화된 분류 라이트 시나몬 미디엄 하이 시티 풀 시티 프렌치 이탈리안

로스팅으로 일어나는 변화

물리적인 변화

일단 열을 가하기 때문에 수분이 증발한다. 커피의 종류, 수분 함량, 로스팅 방법이나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략 20% 정도 감소한다. 따라서 커피 1kg을 만들려면 생두는 1.2kg 가량이 필요하다. 수분은 줄어들지만 반대로 열을 먹으면서 오히려 부피는 커지는데, 이는 커피의 밀도가 감소하고 내부의 구조가 성기어진다는 뜻으로, 미세한 구멍이 많이 생겨서 물을 먹었을 때 성분이 더 잘 빠져나오는 구조로 변한다. 또한 생두에는 그린 빈 바깥쪽에 실버 스킨이라는 얇은 막이 있는데 로스팅 과정에서 수분이 증발하면서 실버 스킨을 밀어내기 때문에 떨어져 나간다. 다만 커피의 품종이나 로스팅의 정도, 방법에 따라서는 실버 스킨이 일부 남아 있을 수 있는데 이걸 '체프'라고 한다. 어떤 커피를 갈아 보면 커피 가루 사이사이에 유난히 색깔이 밝은 것들이 끼여 있으며 살살 바람을 일으키면 가볍게 풀풀 날리기도 한다. 이게 체프라고 보면 된다. 체프가 커피 맛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대체로 좋지는 않다고 보는데, 다만 로스팅이 잘 되었다면 남아 있는 체프가 맛에 미치는 영향은 별로 없다고 생각하는 로스터들이 많다.

화학적인 변화

생두가 열을 받으면 음식을 조리할 때 흔히 나타나는 두 가지 변화, 즉 다당류가 분해되는 캐러멜화와 단백질이 분해되는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난다. 옅은 녹색의 생두가 로스팅 과정에서 갈색으로 변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3]

각주

  1. "생두를 갈아서 에스프레소머신에 내려 먹어보았습니다.", 생각이 자라는 나무, 네이버 블로그, 2016년 7월 20일.
  2. 한 때 커피 생두를 이용한 다이어트가 유행한 적이 있다. 생두에는 클로로겐산이 많이 들어 있어서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체지방 감소 효과도 있으며, 혈당도 안정화시켜 주는 게 원리라고 한다. 로스팅 과정에서 약 60%가 손실되므로 생두로 섭취하는 게 효과가 좋다는 게 생두 다이어트다. 앞 각주의 블로그 글쓴이가 생두를 에스프레소로 마셔 본 이유도 다이어트 때문.
  3. 어떤 자료에서는 생두의 엽록소가 파괴되는 것도 이러한 색깔 변화의 원인이라고 하는데 잘못 된 이야기다. 생두가 연한 녹색을 띠고 있긴 하지만 엽록소 때문은 아니다. 엽록소는 광합성으로 당분을 생성하는 물질로, 식물의 잎에 들어 있는 물질인데, 열매는 땅 속에 묻혀 있으면서 싹을 틔우는 것이므로 햇빛을 받아서 영양분을 만들 필요가 없다. 다만 생두의 얇은 겉껍질인 실버스킨에는 엽록소가 약간 있긴 한데, 이건 로스팅할 때 아예 떨어져 나가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