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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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22년 1월 14일 (금) 09:01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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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요리의 하나. 돼지뼈나 닭뼈 국물을 베이스로 해서 고춧가루로 얼큰한 맛을 내고 오징어, 홍합을 주로 한 해산물, 가늘게 썬 돼지고기, 양배추, 양파를 비롯한 채소를 넣어 끓여낸 국물에 면을 말아서 뜨겁게 먹는다. 좀 더 시원한 맛을 주기 위해 콩나물을 넣는 곳도 있다. 대충 하는 집에서는 육수도 그냥 분말 풀어서 만들고, 재료도 미리 다 때려놓고 국물을 잔뜩 끓인 다음 면에 부어 낸다. 그런 중국집에 가면 주방 안 들통에 미리 만들어 놓은 국물을 계속 데워놓고 있다. 제대로 하는 집은 재료를 에서 볶다가 육수와 매운 양념을 넣어서 달달 끓여 국물을 만들고 면 위에 붓는다. 이렇게 만든 짬뽕을 먹어보면 불맛이 오묘하게 살아 있다. 근데 요즘은 왠지 불맛 향신료를 쓰는 데도 있는 것 같다. 국수를 빼고 밥을 넣으면 짬뽕밥이 된다.

일본중화요리나가사키 짬뽕한국으로 건너와서 변형된 것인데, 정작 나가사키 짬뽕은 한국의 중화요리점에서 얼큰한 빨간 국물에게 이름을 내주고 대신 우동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런데 이 우동이라는 말은 일본에서는 또 다르게 쓰이는지라, 한때는 짬뽕과 우동이 나란히 있는 게 보통이었지만 짬뽕이 거의 대세가 되면서 우동을 아에 메뉴에서 뺀 중국집도 많아졌다. 사실 재료의 질이 나쁠 때 매운맛으로 나쁜 잡맛을 가려버리는 효과가 있는데 우동은 그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지라, 우동이 메뉴에 있는 중국집이라면 재료는 적어도 평균 이상은 한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일부 중국집 혹은 짬뽕 전문점 중에는 짬뽕을 살벌하게 맵게 만들어서 그걸로 나름 이름을 날리는 곳도 있다.

지금은 짜장면의 라이벌이라면 당연히 짬뽕을 떠올리지만 1970년대까지만 해도 짜장면의 라이벌은 우동이었다. 그 당시에는 중국집에서 짜장면우동의 값이 같거나 우동이 약간 비싼 정도였던 데 반해 짬뽕은 이 둘보다 더 비쌌기 때문에 라이벌이라기보다는 좀 더 고급진 음식이라고 생각했다. 한 푼이 아쉬웠던 시대에야 당연히 무조건 싼 것을 찾았던 사람들이 많았던 것도 당연한 얘기.[1] 시간이 흐르면서 매운 맛 좋아하는 한국인들이 점점 짬뽕으로 쏠리면서 우동의 인기는 가라앉았고, 중국집 입장에서도 똑같이 한 그릇을 팔아도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는 짬뽕을 선호하는 것도 당연한 얘기. 경제력이 발전하고 소득이 올라가면서 가격 차이도 별 중요한 문제가 아니게 되었다. 과거에는 우동짜장면 값과 같았지만 이제는 짬뽕값과 같아졌다. 여기에 더해, 짬뽕은 재료가 좀 별로여도 매운 맛으로 어느 정도 가릴 수 있지만 우동은 그게 안 되므로 재료나 조리에 오히려 더 신경을 써야 한다. 게다가 일본음식이 많이 퍼지면서 일본식 우동도 아주 쉽게 만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중국집 우동은 이래저래 치이는 신세가 되었다. 이런 저런 이유가 합쳐져서 이제는 메뉴에서 아예 우동을 빼버린 중국집이 대다수일 정도가 되었다.

이것저것 섞은 것을 속된 말로 '짬뽕했다'고 말하기도 한다. 사실 짬뽕의 유래가 '한데 섞는다'는 뜻의 ちゃんぽん에서 온 것이다. 짬뽕이 고기해산물, 채소까지 이것저것 들어가는지라. 여러 가지 술을 섞어마시는 것도 짬뽕이라고 하는데, 일본에서도 그런 뜻으로 쓰인다.

최근 들어서는 짜장면이 아닌 짬뽕을 주력으로 하는 전문 가게들도 많이 늘어났고, 아예 짜장면을 안 팔고 짬뽕 하나만 주력하는 가게들도 있다. 이런 짬뽕 전문점들이 체인점 사업을 하면서 구석구석으로 점포를 내고 있다. 또한 전국 5대 짬뽕이라든가 하는 랭킹들도 인터넷에 우후죽순으로 떠돌고 있다. 짜장면 전문점으로 인기를 얻는 곳은 별로 없는 반면 짬뽕 전문점은 부쩍 늘어나고 있다. 짜장면에 가려진 만년 2인자 신세에서 요즈음은 한국식 중화요리 문화를 이끄는 선두주자로 떠오르는 중이다. 백종원의 홍콩반점도 원래는 짜장은 안 하고 짬뽕만 했는데, 후에 짜장을 주력으로 하는 마카오반점이라는 걸 만들고 몇 년 후에는 그냥 둘을 합쳐서 홍콩반점에서 짜장과 짬뽕 둘 다 한다. 지금도 홍콩반점의 주력은 짬뽕이다.

종류

백짬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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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춧가루를 쓰지 않아 국물이 하얀 짬뽕. 대신 중국음식의 느끼함을 줄이고 칼칼한 맛을 주기 위해 청양고추를 약간 사용하는 가게가 많으므로, 매운맛이 아예 싫다면 주문할 때 요청해야 한다. '우동'이라는 이름으로 파는 게 보통이지만 백짬뽕이라는 이름을 쓰는 중국집도 있다. 짬뽕의 원조인 일본은 백짬뽕이 기본이었는데 한국으로 넘어와서 '짬뽕'이라는 대표 이름은 빨간 국물의 매운 짬뽕에게 넘겨주고 우동 또는 백짬뽕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다만 중국집 우동과 백짬뽕은 엄밀하게 구분하기도 하는데, 백짬뽕은 재료를 웍에 볶다가 육수를 넣어서 빠르게 끓이는 식이라면 중국집 우동은 재료를 육수에 푹 끓이는 식이다. 굴짬뽕도 백짬뽕의 일종이라 할 수 있다.

굴짬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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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넣어서 시원한 맛을 강조한 짬뽕. 고춧가루를 넣지 않은 백짬뽕이 기본이지만 고춧가루가 들어간 빨간색 매운 짬뽕을 파는 곳도 있다. 다만 이런 곳은 의 신선도에 대해서는 의심해 볼 여지가 있고, 특유의 시원한 국물맛을 매운맛이 가리는 문제점도 있다.[2] 냉동 굴을 이용해서 사시사철 파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의 제철인 겨울 한정으로만 판다.

냉짬뽕

냉짬뽕.

말 그대로 차갑게 먹는 짬뽕. 하지만 짬뽕과는 국물이 많이 달라서 별로 기름지지 않고[3] 단맛을 낸다. 오히려 매운 양념을 넣은 냉면이나 밀면에 가까운 느낌이다. 굴짬뽕이 겨울 한정이라면 이쪽은 여름 한정으로 파는 곳이 많다.

그밖에

  • 고추짬뽕 : 원래 짬뽕에는 고춧가루가 들어가서 매운 맛을 내지만 여기에 더해 청양고추를 썰어넣어서 매운맛을 더욱 강조한 짬뽕. 보통 짬뽕보다 비싼데 고추만이 아니라 건더기도 좀 더 다양하게 들어 있는 게 보통이다.
  • 볶음짬뽕 : 국물을 자작하게 해서 볶음면으로 만든 것. 야끼짬뽕이라고도 한다. 이 둘을 분리하자면 사천짜장은 주로 두반장으로 매운맛을 내는데, 볶음짬뽕 쪽은 어째 떡볶이 같은 맛이 좀 난다. 어떤 곳에서는 사천짜장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기도 한데, 사천짜장두반장을 사용한 소스를 짜장면처럼 국수 위에 붓는 것으로 볶지 않는다.
  • 삼선짬뽕 : 짬뽕도 해산물이 들어가지만 기껏해 봐야 홍합이나 오징어 다리 정도다. 삼선짬뽕은 새우, 칼집낸 오징어 몸통과 같은 해산물을 더 넣고 채소도 청경채와 같은 것들을 추가해서 좀더 호화롭게 만든 짬뽕이다. 삼선짜장의 자매품인 셈.
  • 홍합짬뽕 : 보통 짬뽕에는 홍합이 들어가는데 홍합을 많이 써서 그릇에 수북하게 쌓이듯이 비주얼을 내는 짬뽕. 꽤 많은 중국집에서 하고 있다. 겉보기에는 굉징히 푸짐해 보이지만 홍합을 발라 먹기가 은근 먹기 귀찮다.
  • 짬뽕라면 : 짬뽕에서 모티브를 얻은 라면으로 매운 국물과 찔끔 들어간 해산물 건더기를 특징으로 한다. 짜장라면보다는 인기가 덜한 편으로, 농심 오징어짬뽕이 스테디셀러로 장기집권하고 있다가 프리미엄 짬뽕라면 붐으로 밀리긴 했는데, 붐이 가라앉으면서는 오징어짬뽕 말고는 오뚜기 진짬뽕 정도가 편의점에서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짬뽕라면 항목 참조.

짬뽕은 공통된 종류는 적은 편이고, 각 지방에 따라서 특화된 짬뽕이 많다. 꽃게짬뽕, 전복짬뽕, 항아리짬뽕[4]을 비롯해서 주로 해안지방을 중심으로 그 지역의 해산물을 적극 활용한 지역특산 짬뽕들을 볼 수 있다. 군산이나 강릉, 속초 같은 해안 도시에서 이런 특징을 반영한 짬뽕들을 볼 수 있다.

라면 버전도 있다. 농심의 오징어짬뽕이 압도적인 스테디셀러. 그러나 말만 짬뽕이지 중국집 짬뽕과는 거리가 멀었는데[5], 2015년 경에 프리미엄 짜장라면 경쟁에 이은 프리미엄 짬뽕라면 경쟁이 벌어지면서 중국집 짬뽕과 가까운 맛을 내는 것들도 등장했다. 물론 그래봐야 차이는 상당히 있다. 그나마 프리미엄 짬뽕라면 열풍이 식으면서 보기 어려워졌다.

응용

술국으로도 꽤 인기가 있어서, 메뉴에는 없어도 울 시키면서 짬뽕국물을 주문하면 만들어 주는 중국집들이 많다. 그냥 짬뽕보다는 비싼 대신 건더기를 좀 더 넣어준다.

한편 짬뽕에 면 대신 밥을 넣는 짬뽕밥도 있다. 말 그대로 면 대신 밥인데, 상당수 중국집에서는 짬뽕밥을 주문하면 당면을 좀 넣어 준다. 메뉴에 없어도 보통 달라면 만들어 준다. 해장으로 짬뽕밥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다. 술 마신 다음날 얼큰한 짬뽕국물이 생각나는데 면보다는 아무래도 밥을 먹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짬뽕밥이 정답. 2017년에 잡코리아가 직장인들을 상대로 선호하는 해장음식에 관해 설문조사를 했을 때에도 콩나물국에 이어서 당당히 2위를 차지했다.[6]

볶음밥과 같은 국물 없는 요리를 시키면 같이 먹을 국물로 짬뽕국물을 주는 중국집이 많다. 좀 고급 음식점이라면 같은 경우에는 계란탕 같은 말간 국물을 주기도 하지만 제일 만만한 게 짬뽕국물이라 대부분은 이걸 준다.

각주

  1. 이 시기에는 짜장면조차도 평범한 가정에서는 생일이라든가 뭔가 특별한 이벤트가 있어야 먹는 음식이었다.
  2. 매운맛 좋아하는 우리나라 음식도 굴이 들어가는 음식은 국밥조차도 안 맵게 하거나 국물은 하얗게 하되 청양고추를 약간 썰어 넣어 칼칼한 매운맛만 주는 정도다.
  3. 보통 짬뽕처럼 기름에 볶을 일이 없으니 기름질 것도 없으며, 차가운 국물과 기름기는 궁합 맞추기가 힘들다.
  4. 게, 전복을 비롯한 고급 해산물을 여러 가지 넣고 만들어 항아리에 담아 내는 짬뽕.
  5. 짜장라면중국집 짜장면과는 맛이 차이가 많지만, 그 나름의 맛이 인기를 끌어서 라면계에 정착했다.
  6. "직장인이 꼽은 해장음식 1위는 '콩나물국'... 2위는?", 잡코리아, 2017년 8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