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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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三のビール。

일본 주류의 한 종류. 법적 분류는 아니며 신쟝르(新ジャンル)라고도 한다.

맥주보다 낮은 세금으로 저렴하게 팔기 위해 맥아 함량을 줄여서 만든 발포주에서 한술 더 뜬 술로, 일본 정부에서 세법 개정으로 발포주 세금을 세분화 하면서 세율을 올리자 이에 맞서서 맥아 함량을 더 낮추거나 아예 맥아 없이 다른 곡물, 심지어는 분해한 콩단백이나 완두콩 같은 같은 별별 재료로 다 만드는, 탄산가스가 있는 술이다.

쓴맛을 내기 위해서 물론 은 들어가고, 맥주 특유의 황금빛 색깔이 안 나는 건 카라멜색소를 비롯한 인공색소로 맞춘다. 제3맥주로 분류하는 술 중에는 맥아가 아예 안 들어가는 것도 많기 때문에 제3맥주라는 이름 자체가 말이 안 될 정도인데, 일본에서는 제3비어 혹은 신쟝르라고 부른다. 비어, 즉 beer는 엄밀히는 보리 말고도 곡물로 만드는 술이라면 다 그렇게 부를 수 있다. 자세한 것은 비어 항목 참조.

제3맥주나 신쟝르는 법에 정해져 있는 이름은 아니고, 일본 주세법으로 보면 이쪽으로 분류되는 술은 크게 두 가다.

  • 리큐르(발포성) : 이쪽은 발포주를 베이스로 해서 양조 증류한 알코올[1]을 첨가한 것이다. 시판되는 제3맥주는 대개 이쪽이다. 즉 발포주를 희석하고 알코올을 첨가해서 도수를 맞춘 것. 소맥이네? 그나마 아래 기타 양조주 보다는 이쪽이 나은 편이다.
  • 기타 양조주(발포성) : 이쪽은 맥아를 안 쓰고 아예 옥수수, 콩단백, 완두콩과 같은 재료를 사용한 것이다. 탄산가스가 들어가면 맥주와 관계 없어도 이쪽으로 분류하므로 캔으로 판매되는 하이볼도 주세법으로는 여기에 속한다. 샴페인과 같은 발포성 와인은 따로 과실주로 분류한다.
Sapporo draft one.jpg

최초로 나온 제품은 2004년 2월에 출시된 삿포로맥주삿포로 드래프트원(ドラフトワン, Draft One)으로 맥아가 아닌 다른 재료를 사용한 첫 제품으로 기록된다. 이 제품은 지금도 생산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2018년 말부터는 한국에서도 팔기 시작했다. 문제는 그냥 맥주인 것처럼 팔고 있으며 가격도 맥주로 분류되는 삿포로 쿠로라베루와 가격 차이가 없다.[2] 하지만 일본'맥주'라고 해서 사먹어 보니 역시 너무 맛이 없어서였는지 얼마 못 가서 자취를 감추었다. 2004년 3월에는 산토리에서 맥주보리소주를 블렌딩한 무기카제(麦風)를 출시하고 다른 회사들도 줄줄이 제3맥주를 출시하면서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제는 발포주 시장의 다수를 제3맥주가 먹고 있을 정도로 시장이 커졌다.

2015년 일본 주요 4개 맥주 회사의 유형별 맥주 계열 생산 비율.

위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아사히 슈퍼 드라이라는 일본 맥주계의 절대 강자를 보유한 아사히맥주는 맥주계(맥주 + 발포주 +제3맥주) 술 가운데 맥주의 비율이 3분의 2를 차지한다. 삿포로맥주도 맥주의 비율이 절반을 넘는다. 반면 산토리발포주는 없이 제3맥주의 비율이 3분의 2이고 기린맥주는 세 가지가 비슷비슷하게 3분의 1씩을 먹고 있다. 대체로 맥주 시장이 양극화된 모양새인데, 진짜 맥주와 제3맥주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맥주만큼 맛있는 것도 아니고, 제3맥주만큼 싼 것도 아닌 발포주는 그 사이에서 쪼그라든 모양새다. 참고로 일본 맥주 시장의 매출 규모는 아사히맥주 > 기린맥주 > 산토리 > 삿포로맥주 순이다.

물론 맛은 진짜 맥주보다는 떨어지고 발포주보다도 맛이 없다.[3] 맥아는 1도 안 들어 있는 기타 양조주 쪽은 정말로 한국의 말오줌이 나을 정도로 맛이 처참하다. 그야말로 탄산가스 + 알코올 + 향, 이게 전부인 술로, 아무리 싼맛이라지만 정말로 맛이 없다. 맥주 회사들끼리 치열한 경쟁으로 품질이 상당히 개선되었고 다양한 제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다양성으로 보면 맥주를 능가할 정도. 일본의 저렴한 술집에서는 생맥주처럼도 판다. 하지만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맥아가 들어간 의 맛을 근처에라도 따라가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말 싸서 마시는 이다.

주세는 350 ml 작은 캔 기준으로 맥주가 77엔인데 비해 발포주는 46.99엔, 제3맥주는 한술 더 떠서 28엔밖에 안 한다. 맥주와 비교하면 49엔이나 차이가 나고 발포주와도 19엔 정도 차이가 나니 가격에서 확실한 우위를 가지게 된다. 다만 주세 제도 개편에 따라 맥주는 내리고 발포주나 제3맥주는 올리는 식으로 세금 격차는 차차 줄어들어 2026년에 가면 같은 세율을 적용 받는다.

맥주발포주보다도 맛이 없는 건 사실이라 기능성을 내세우는 제품도 많은데, 이를테면 통풍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푸린이 없다거나, 당질이 없어서 칼로리를 낮춘다거나 하는 제품들이 많다. 만드는 방법을 보면 쉽게 이해가 가는데, 맥아를 적게 쓰거나 아예 안 쓰기 때문에 푸린이 적거나 없을 수 있고, 당질 역시도 완전히 효모가 쉽게 분해할 수있는 당류만 넣어서 양조한 다음 주정을 넣어서 알코올 도수를 맞추니까 이런 제품을 만들기가 쉬운 편이다.

한국에서도 세금 체계의 맹점을 파고든 제3맥주를 참고해서 나온 술이 있으니 바로 필라이트. 인기를 끌어서 심지어 바이젠까지 나왔다. 뒤따라서 OB맥주 역시 필굿을 내놓았는데 이름에서부터 필라이트를 따라한 티가 확 난다.

각주

  1. 희석식 소주 만들 때 쓰는 고농도 주정을 쓴다. 아직도 희석식 소주가 화학주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은데, 고구마, 타피오카, 전분 같은 재료로 양조한 술을 증류한 알코올이다. 희석식 소주도 엄연히 천연재료로 만든 증류주다. 다만 재료가 싸구려이고 거의 에탄올 성분이라 맛이나 향도 알코올에서 나는 것 빼고는 없다.
  2. 다만 삿포로 드래프트원은 한국 편의점에서는 다른 수입맥주가 4캔에 만원 행사할 때 5캔에 만원 행사를 했다.
  3. 사실 우리가 잘 아는 맥주 중에도 일본에서는 발포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은데, 주세법상 맥주에 쓰일 수 있는 재료는 빡빡하게 제한되어 있으며, 그 이외의 재료가 들어가면 무조건 발포주로 분류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많은 벨기에밀맥주 호가든은 코리앤더, 오렌지 껍질 같은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발포주로 분류되었다. 2018년 주세법 개정으로 2020년 10월부터는 호가든도 맥주로 분류될 수 있게 되었다. 자세한 내용은 발포주 항목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