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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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18년 10월 24일 (수) 02:05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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泥炭. 영어로는 peat(피트)라고 한다.

아직 완전히 석탄이 되지 못한, 즉 석탄화 초기 단계 상태인 것을 뜻한다. 땅속 깊숙한 곳에서 오랜 시간 동안 열과 압력으로 꽉꽉 눌려야 탄소 덩어리가 된 단단한 석탄이 되는데 얕은 곳에 있다 보니 그 단계까지는 못 간 것. 아주 많은 시간이 흐르고 그 위로 흙이 퇴적되어 높은 압력으로 계속 눌리면서 더욱 단단한 석탄으로 변해간다.

이탄의 '이(泥)'는 진흙을 뜻하는데 보통 자연 상태에서는 수분이 많아서 진흙처럼 보이지만 이걸 말리면 연료로 쓸 수 있다. 흙 토(土)자를 써서 토탄이라고도 부른다. 짧은 시간 안에, 비교적 낮은 압력으로도 탄화가 진행될 수 있는 풀이나 이끼, 관목 종류의 작은 나무와 같은 식물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거의 탄소 덩어리가 되어 시커먼 석탄과는 달리 갈색 정도의 빛깔을 띠고 있으며, 풀의 섬유질도 잘 보인다. 아예 마른 풀이나 씨앗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들어보면 굉장히 가볍고 잘 부서진다. 보통은 얇은 지층에 있어서 이탄이 있는 지역은 그냥 삽으로 파도 나오고 땅 위나 절벽에 노출되어 있다. 이게 있는 지역이라면 큰 품 안 들이고 파낼 수 있으므로 연료로 많이 썼다. 양에 비해서 나오는 열량이나 지속 시간은 석탄에 한참 못 미치지만 나무나 풀을 때는 것보다는 효율이 좋다.

위스키를 만들 때에는 특히 중요하게 여기는 재료 중 하나다. 이탄을 지펴서 그 열과 연기를 몰트를 건조시키는 데 사용하는데, 이 과정에서 훈연 효과로 몰트에 이탄의 향이 배어든다. 나무 훈연향과는 달리 뭔가 소독약 같으면서도 탄내가 나는 이 독특한 향을 피트향이라고 부르며 위스키의 향미에서 중요한 구실을 한다. 극단적으로는 엄청난 피트향으로 아예 코를 찌르는 크레졸 냄새가 진동하는 게 특징인 라프로익 같은 아일리 위스키도 있지만 대다수 유명 위스키에는 크든 적든 피트향이 섞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