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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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20년 9월 23일 (수) 12:14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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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고기로 만드는 요리. 날고기를 채썰어서 간장, 설탕, 참기름, 마늘, 깨소금과 같은 갖은 양념에 버무린 요리. 를 채썰어서 같이 올리는 곳도 많고, 날달걀 노른자를 넣어서 비비는 경우도 많다. 우리나라의 결혼식 뷔페에 가면 빠지지 않고 끼어 있는 요리 중 하나. 다만 이런 뷔페 육회는 정말 고급 아니면 냉동육이 많다.

신선도가 필요하기 때문에 수입 소고기를 파는 음식점도 육회나 육사시미 만큼은 한우 또는 적어도 국내산 육우나 젖소 같은 국산 소고기를 쓰는 게 보통이다. 다만 결혼식 뷔페에 나오는 육회는 방금 나온 거면 해동이 안 되어 있어서 서걱서걱 씹히는 맛이 나는 것으로 봐서는 수입 소고기일 확률이 거의 100%.

구이로 쓰는 고기와는 달리 기름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우둔살(엉덩이)과 같은 부위가 쓰이는지라 구이 종류와 비교하면 무게 당 가격은 싼 편이다.[1] 물론 딱 고기 무게인 구이와 달리 육회는 양념과 배의 가격도 들어가긴 해도 그거 감안해도 구이보다는 싼 편. 그리고 도 나름대로 비싸거든?

그냥 날고기를 처럼 썰어서 간장이나 참기름에 찍어먹는 요리는 육사시미로 부르는데, 이 두 가지 요리가 용어 문제로 좀 골치다. 자세한 것은 육사시미 항목 참조.

주로 소고기로 만들지만 제주도에서는 말고기로도 만든다. 육회로도 먹고 육사시미로도 먹고 구워도 먹고 탕으로도 먹으니 거의 이나 나 비슷비슷. 먹어보면 큰 차이가 없다. 전라남도 일부 지역에서는 닭고기도 육회로 만들어 먹는다. 소고기처럼 기름이 없는 닭가슴살이나 닭안심 부위가 주로 들어가는데 심지어 닭똥집도 들어간다. 다만 닭고기 육회에는 설탕은 안 들어가고 마늘참기름, 깨소금 정도만 넣고 버무린다. 일본말고기닭고기를 육사시미 형태로 먹는다. 육회에다가 낙지 탕탕이를 함께 내는 육회 탕탕이[2]도 육회 전문점의 인기 음식이다.[3] 특히 소고기낙지도 구하기 쉬운 목포 일대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제주도의 말고기 육회.

제주도 향토음식으로 새끼돼지[4]로 만든 애저회도 있다. 육회와는 달리 고기를 잘게 다져서 만든다. 제주도에서는 [말고기]]도 꽤 먹는데 말고기 육회도 있다. 말고기소고기와 비슷하지만 기름기가 적은데, 소고기도 육회에 쓰이는 부위는 기름기가 적기 때문에 말고기 육회는 소고기 육회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무척 비슷한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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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밥 재료로도 쓰인다. 육회와 채소를 넣어서 비벼먹는 육회비빔밥은 육회를 파는 고깃집이나 비빔밥 전문점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외국의 육회

일본에도 건너가서 ユッケ(육케)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다. 당연히 한국의 '육회'에서 온 이름. 그런데 소고기 육회는 볼 수 없고 생선을 비슷한 방식으로 양념하고 무쳐서 ユッケ로 판다. 우리나라 같으면 무침회라고 했을 음식이지만 고추장 양념에 버무리기 때문에 육회와도 무침회와도 맛 차이가 많이 난다. 일본에서도 한국식 고기구이와 함께 소고기 육회도 전파되어 한때는 꽤 인기가 있었지만 2011년에 식중독 다섯 명이 목숨을 잃는 사태가 벌어졌다. 유통기한이 지난 소고기를 사용한 게 원인이 되었다고 하는데 그 이후로는 일본 정부에서 소고기는 적어도 1cm 깊이는 구워야 한다고 규정을 만들어서 아예 육회를 못 팔게 막아버렸다. 그러나 말고기는 '바사시'라고 해서 육사시미로 잘만 먹는다.

서울에서 싸게 먹고 싶다면 종로 광장시장 쪽에 있는 육회 골목을 추천한다. 젖소육우긴 하지만 그래도 국산을 사용하며 넉넉한 양에 맛도 좋고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에 남자 둘이 가서 육회에 육회비빔밥 하나 시키면 넉넉하게 배도 채우고 술도 마실 수 있다. 고든 램지도 여기서 육회를 먹었는데 뒤에 나오는 것처럼 같이 나온 낙지 탕탕이 때문에 꽤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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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사람들은 날고기를 먹는 것을 미개하게 보네 어쩌네 하지만 서양에도 육회와 비슷한 음식이 있다. 스테이크 타르타르[5][6](steak tartare)라는 것인데, 소고기말고기를 날것으로 갈아서 뭉쳐 모양을 만드는 음식이다. 심지어 육회처럼 날달걀 노른자를 넣어서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서양 사람들이 한국의 육회를 '타르타르'라고 부르곤 한다. 몽골에서 유래해서 유럽 쪽으로 건너간 것으로 보고 있는데, 유럽에서는 특히 슬로바키아와 체코에서 흔히 볼 수 있고, 미국에서는 독일 이민자들이 많이 건너왔던 위스콘신 주가 스테이크 타르타르와 친숙하다고 한다. 날고기이긴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는 육회는 고기를 채썰지만 스테이크 타르타르는 다지거나 갈아서 만든다는 것. 갈은 고기를 뭉쳐서 만드는 음식이나중에 햄버그 스테이크솔즈베리 스테이크로 발전했다는 견해도 있다. 이것과는 약간 다르지만 날고기를 얇게 저며서 레몬즙과 올리브유, 마늘, 케이퍼베리를 올려 만드는 카르파쵸라는 이탈리아요리도 있다. 유럽 쪽에는 이렇게 날고기를 사용한 요리가 이 나라 저 나라에 꽤 있다.

독일돼지고기를 사랑하는 나라답게 돼지고기 육회가 있다! 메트(Mett)라는 것인데 잘게 다진 돼지고기소금후추, 마늘, 캐러웨이를 잘게 썰어서 고기와 버무린다. 여기에 다진 양파를 넣은 것은 즈바이벨메트라고 한다. 이나 크래커에 올려서 먹는데, 다만 독일 안에서도 호불호가 엇갈려서 주로 북부 지방의 중년층들이 선호한다고 한다.[7] 독일 법률로는 섭씨 2도를 넘으면 안 되며, 얼음을 써서는 안 되기 때문에 드라이아이스를 주로 사용한다. 메트를 고슴도치 모양으로 뭉친 다음 양파 썬 것을 꽂아서 고슴도치 모양으로 만드는 메티겔(Mettigel)이라는 것도 있으며, 파티 음식으로 쓰인다. 소시지로 만든 것은 메트부르스트(Mettwurst)라고 하는데, 그 상태에서 그냥 먹거나 훈제해서, 또는 익혀서 먹는다. 벨기에덴마크에서는 비슷한 음식을 소고기로 만든다.

2017년 11월에 고든 램지가 한국을 방문해서 이것저것 한국 음식을 먹었는데, 광장시장에서 육회 탕탕이를 보고 올린 페이스북 포스트가 꽤 논쟁거리가 됐다. 고든 램지는 낙지가 육회 위에서 꼬물꼬물거리는 것을 영상으로 올리면서 "I think there’s something moving in my tartare !!" (내 타르타르 위에서 뭔가 움직이고 있는 것 같아!) 하고 올렸는데 이걸 보고 경악하는 댓글이 있는가 하면 문화의 차이니 뭐라 할 게 아니라는 댓글도 올라오면서 아무튼 키배틀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8] 사실 산낙지를 그대로 먹는 우리 식문화는 외국에서는 엽기적이거나 잔인한 것으로 취급 받고 있어서 영화 <올드보이> 초반에 오대수가 산낙지를 먹는 장면을 본 외국인들 중에는 꽤나 충격 받은 사람들도 많았다고 한다.

각주

  1. 우리나라에서 소고기돼지고기는 구이로 인기 좋은 부위가 비싸다.
  2. 소고기 탕탕이라고도 부른다.
  3. 이것 말고도 소갈비와 낙지로 끓이는 전골 요리인 갈낙탕, 소불고기낙지로 끓이는 불낙전골처럼 낙지소고기를 함께 쓰는 요리가 몇 가지 더 있다.
  4. 애저찜처럼 아직 출산하지 않은 자궁 속에 있는 새끼돼지로 만드는 게 원래 방식이다.
  5. 타르타르 소스와는 관계 없다.
  6.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 스테이크'라는 어법에 익숙해서 '타르타르 스테이크'라고 부르지만 '스테이크 타르타르'가 정확한 이름이다. 다만 영어권에서도 '타르타르 스테이크'라고 쓰기도 한다. 영어판 위키피디아에서도 그렇게 밝히고 있다.
  7. "독일 여행 3 : 독일에는 돼지고기 육회가 있다고?", 전나래, 책 미리보기 : 독일을 즐기는 건배사, 2018년 11월 16일.
  8. "고든 램지 페이스북에 올라온 '육회탕탕이' 영상을 두고 세계인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 2017년 11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