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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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21년 8월 7일 (토) 08:33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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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고기를 처럼 썰어서 간장 또는 참기름에 찍어먹는 것. 육사시미가 ''라는 개념에는 더 가까운데 이미 육회라는 요리는 달달한 양념과 배를 넣는다는 개념이 굳어져 있기 때문에 육사시미로 부르게 된 것. 문제는 사시미일본어다 보니 표준어를 써야 하는 방송이나 공식 문서에는 어떻게 써야 할 것인가가 난감한 문제가 된다. 실제로 1박 2일이 '육사시미'란 말을 그냥 내보냈다가 시청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사과한 일도 있었다. 문제는 딱히 쓸 우리말이 없다는 것. 육회를 '무침육회'라든가 다른 이름으로 바꾸면 좋은데 오랫동안 육회라는 이름으로 굳어져 온 걸 이제 와서 바꾸는 것도 힘든 노릇이다. 육사시미도 이미 대중들에게 널리 쓰여서 상당 기간 굳어져 왔기 때문에 육회와 마찬가지로 억지로 바꾼다고 바뀌도 힘든 일. 그래서 육사사미는 표준어도 못 되고 그렇다고 바꾸지도 못하는 어중간한 처지가 되어버렸다. 그럼 우동이나 짬뽕은 어떻게 그냥 쓰는겨? 육사시미를 일본음식으로 정의해 버리면 문제 해결인가? 국립국어원조차도 뾰족한 대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라도에 가면 '생고기'로 부르지만 이건 또 전라도 바깥으로 나가면 그냥 식재료로 날고기를 뜻하는지라 생고기로 대체하기도 모호하다.

육회와 비슷해서 기름기가 적은 부위들이 선호된다. 육회는 양념에 버무려서 내지만 육사시미는 날고기 그대로 내놓고 기름장이나 간장[1]에 찍어 먹는 식이라서 고기의 신선도가 육회보다도 더 중요하다. 육회는 냉동시켰다가 해동시킨 고기라도 만들 수 있어서 관리만 잘 했다면 수입산으로도 만들 수 있지만 육사시미는 냉동육으로 만들면 맛이 확 차이가 나버리고, 냉장육이어도 수입산으로는 곤란하다. 도축장 인근에 있는 식당이라면 가장 좋다... 고 생각하기 쉽지만 도축장 인근에 있다고 도축장에서 바로 고기를 받아다 쓰는 게 쉬운 건 아니다. 나름대로 유통과정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니다. 마장동 같은 육류 도매시장에 있는 식당이라면 신선한 고기를 구하기 쉽다. 마장동에는 아예 고기를 따로 사고 수산물시장의 초장집처럼 식당으로 가져가서 먹을 수 있는 곳도 있으니 신선한 육사시미를 먹고 싶다면 이런 방법을 이용해 보자.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소고기만 육사시미로 먹지만 제주도에 가면 말고기 육사시미도 있다. 전라도 일부 지역은 닭가슴살도 육사시미로 먹는다. '닭고기를 날로 먹어?' 하고 꺼림칙할 수 있지만 신선한 닭고기로 만든 것을 먹어보면 의외로 부드럽고 맛이 괜찮다.

일본 역시 말고기닭고기사시미로 먹으며 한국보다도 좀 더 대중화 되어 있다. 큐슈쿠마모토현 쪽은 말고기 요리가 발달했는데 사시미바사시(馬刺し)로도 먹고 니기리즈시로도 만들기도 한다. 쿠마모토만이 아니라 일본 전역으로 퍼져서, 체인점 이자카야 가운데 바사시를 파는 곳이 많다. 소고기니기리즈시도 내놓는 가게들도 있다.

일본의 닭요리 및 야키토리 전문점 가운데에도 닭가슴살이나 안심을 사시미로 파는 곳도 있다. 완전히 로 내놓는 곳도 있고, 겉만 살짝 데쳐서 내놓는 곳도 있는데[2], 볼 때는 꺼림칙하지만 막상 먹어보면 의외로 식감이 부드럽고 살짝 사각사각한 느낌도 있어서 감칠맛이 장난 아니다. 특히 지역 닭품종이 유명한 곳들, 이를테면 나고야 코친으로 유명한 나고야시라든가, 미야자키 지톳코로 유명한 미야자키현 일대와 같은 곳에서는 닭고기 회를 종종 볼 수 있다.

각주

  1. 한국은 기름장, 일본간장을 선호한다.
  2. 타타키와는 다르다. 타타키는 겉만 살짝 구워서 익히는 것이고 이쪽은 물에 데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