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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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19년 6월 9일 (일) 01:46 판

물과 기름이 섞일 수 있게 해 주는 물질. 누구나 아는 바지만 물과 기름은 섞이지 않는다. 물과 기름을 아무리 열심히 섞어도 가만히 놓아 두면 둘은 분리된다. 그런데 유화제가 들어가면 이 둘이 분리되지 않고 섞인다. 그러나 기름이 물에 녹는 것은 아니고 에멀션 형태로 섞인다. 유화제는 친수성, 즉 물과 잘 어울리는 성분과 친유성, 즉 기름과 잘 어울리는 성분이 결합된 화합물어 물과 기름 양쪽을 그냥 잡아놓는 것.

뭔가 안 좋은 식품첨가물 이미지가 있긴 하지만 우리가 먹는 식품에 자연스럽게 들어 있는 천연 유화제도 많다. 예를 들어 우유에는 3% 안팎의 지방이 들어 있는데, 우유를 가만히 놔둬도 지방이 물과 분리되지 않는다.[1] 우유 안에 들어 있는 카제인이 유화제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모유에도 역시 카제인이 들어 있다. 송아지나 젖먹이 아기나 성장을 위해서는 온갖 영양소가 필요하며 지방도 예외는 아닌데, 젖에 에멀션 형태로 고르게 섞여 있어야 섭취할 수 있으니 유화제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달걀 노른자에도 레시틴이 유화제 구실을 하기 때문에 수분과 유분이 잘 섞여 있다. 이런 특성을 요리에 종종 활용하는데 그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게 마요네즈. 기본으로 들어가는 세 가지 재료가 식용유, 식초, 그리고 달걀 노른자인데 레시틴의 유화 작용으로 식용유와 식초가 섞인다.

사실 세제에 들어가는 계면활성제도 유화제다. 세제나 치약 같은 데에 쓰이는 건 계면활성제라고 부르고 식품에 들어가는 건 유화제라고 부른다. 알고 보면 둘은 같은 뜻인 셈.

식품첨가물로 자주 애용된다. 그리고 유해성 시비도 많다. 우유에 들은 카제인이나 달걀 노른자에 들어 있는 레시틴 같은 천연 유화제는 별 시비가 안 되지만 화학 합성품의 경우 종종 시비에 걸린다. 심지어 카제인조차도 시비에 걸리는데 남양유업에서 커피믹스를 내놓으면서 카제인나트륨을 넣지 않았다고 다른 커피믹스들을 디스하는 바람에 마치 카제인나트륨과 카제인까지도 해로운 것처럼 인식되게 만들었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카제인은 해로운 물질도 아니고 이게 해롭다면 모유도 아기에게 해롭다는 이야기밖에 안 된다. 맥주오리지널 그래비티처럼 문제도 아닌 걸 문제로 뻥튀기한 사례.

화장품에도 많이 쓰인다. 유화제가 없다면 시중의 화장품들은 시간이 지나면 수분과 유분이 몽땅 분리되었을 것이다. 최초로 유화제를 개발한 회사는 우리에게도 낯익은 니베아 크림으로 유명한 독일의 베이스도르프로, 상품명으로 '유세린(Eucerin)'을 썼다. 니베아보다 좀 상위 브랜드인, 같은 베이스도르프의 화장품 브랜드 유세린이 바로 여기서 따온 이름.

각주

  1. 다만 갓 짜낸 우유는 지방(크림)이 뭉쳐져 있을 수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우유는 휘저어서 덩어리를 없내는 균질화 과정을 거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