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매니지먼트: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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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에 [[변호사]]였던 폴 엘리엇 싱어가 130만 달러의 자본금으로 설립한 미국의 [[헤지펀드]]. 처음에는 주로 전환사채 위주로 투자했지만 1987년의 주가대폭락과 1990년대 초의 침체국면을 거치면서 [[헤지펀드]]로 변신했다.
1977년에 [[변호사]]였던 폴 엘리엇 싱어가 130만 달러의 자본금으로 설립한 미국의 [[헤지펀드]]. 처음에는 주로 전환사채 위주로 투자했지만 1987년의 주가대폭락과 1990년대 초의 침체국면을 거치면서 [[헤지펀드]]로 변신했다.


[[주주 행동주의]]를 표방한다. 그냥 증권을 사고파는 것으로 투자를 얻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주식을 샀으면 회사의 경영에 참여하거나 불합리한 문제를 지적함으로써 주주의 이익을 도모하고 회사의 가치를 높인다... 뭐 이런 얘기다. 그런데 실제로는 [[벌처펀드]]로 분류된다. 즉 투자 대상 회사 또는 국가가 가진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 들어서 경영권 분쟁이나 소송을 비롯한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 최대한 이익을 뽑아먹는 게 주요한 수법이다.
[[주주행동주의]]를 표방한다. 그냥 증권을 사고파는 것으로 투자를 얻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주식을 샀으면 회사의 경영에 참여하거나 불합리한 문제를 지적함으로써 주주의 이익을 도모하고 회사의 가치를 높인다... 뭐 이런 얘기다. 그런데 실제로는 [[벌처펀드]]로 분류된다. 즉 투자 대상 회사 또는 국가가 가진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 들어서 경영권 분쟁이나 소송을 비롯한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 최대한 이익을 뽑아먹는 게 주요한 수법이다.


2015년 [[삼성물산]] 지분을 매입한 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대단히 부당하다는 점을 들어서 합병 반대를 선언하고 나섬으로써 한국에서도 관심을 확 받게 되었다.
2015년 [[삼성물산]] 지분을 매입한 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대단히 부당하다는 점을 들어서 합병 반대를 선언하고 나섬으로써 한국에서도 관심을 확 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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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군함 압류 사건===
===[[아르헨티나]] 군함 압류 사건===


2002년 [[아르헨티나]]는 [[국가채무불이행]], 곧 [[디폴트]]를 선언했다. 당시 엘리엇은 액면가 기준으로 6억 3천만 달러 어치의 아르헨티나 국채를 가지고 있었다. 물론 아르헨티나는 그 전부터 흔들흔들한 상태에서 국채가 투기등급까지 떨어진 지 꽤 됐고, 엘리엇은 이걸 알면서도 [[아르헨티나]] [[국채]]를 헐값에 사들였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디폴트를 선언한 후 국채를 보유한 국가 또는 주요 투자기관을 상대로 채무 재조정, 곧 [[부채스와프]]을 제안했다. [[부채스와프]]이란 디폴트가 된 [[채권]]에 대해서 일정한 할인율을 적용해서 새 채권으로 교환해 주는 것이다. 말이 제안이지, '우리 돈 못 갚는데 말이지... 뭐 아주 안 주기는 그렇고, 왕창 깎아서 새 채권으로 바꿔 줄테니까 그나마 이거라도 가져가서 몇 푼이라도 건지는 게 어때?' 하는 식이다. 좀 심하게 말하면 '이거나 먹고 떨어지라'는 양아치짓에 가깝다. 당시 아르헨티나는 액면가 1 달러당 30 센트에도 못 미치는 부채스와프 조건을 제시했다. 채권 가지고 있던 사람은 완전 손해다. 액면가 기준으로 보면 70% 이상의 손해를 볼 뿐만 아니라 현금으로 주는 것도 아니고 새 채권으로 바꿔주는 거니까 만기가 리셋된다. 그런 채권이 시장에서 제값 받을 리도 없고. 그래도 완전 망하는 것보다는 몇 푼이라고 건지는 게 나으니까 90% 이상이 울며 겨자먹기로 부채스와프에 동의했다.
2002년 [[아르헨티나]]는 [[국가채무불이행]], 곧 [[디폴트]]를 선언했다. 당시 엘리엇은 액면가 기준으로 6억 3천만 달러 어치의 아르헨티나 국채를 가지고 있었다. 물론 아르헨티나는 그 전부터 흔들흔들한 상태에서 국채가 투기등급까지 떨어진 지 꽤 됐고, 엘리엇은 이걸 알면서도 [[아르헨티나]] [[국채]]를 헐값에 사들였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디폴트를 선언한 후 국채를 보유한 국가 또는 주요 투자기관을 상대로 채무 재조정, 곧 [[부채스와프]]을 제안했다. [[부채스와프]]이란 디폴트가 된 [[채권]]에 대해서 일정한 할인율을 적용해서 새 [[채권]]으로 교환해 주는 것이다. 말이 제안이지, '우리 돈 못 갚는데 말이지... 뭐 아주 안 주기는 그렇고, 왕창 깎아서 새 [[채권]]으로 바꿔 줄테니까 그나마 이거라도 가져가서 몇 푼이라도 건지는 게 어때?' 하는 식이다. 좀 심하게 말하면 '이거나 먹고 떨어지라'는 양아치짓에 가깝다. 당시 아르헨티나는 액면가 1 달러당 30 센트에도 못 미치는 부채스와프 조건을 제시했다. [[채권]] 가지고 있던 사람은 완전 손해다. 액면가 기준으로 보면 70% 이상의 손해를 볼 뿐만 아니라 현금으로 주는 것도 아니고 새 채권으로 바꿔주는 거니까 만기가 리셋된다. 그런 [[채권]]이 시장에서 제값 받을 리도 없고. 그래도 완전 망하는 것보다는 몇 푼이라고 건지는 게 나으니까 90% 이상이 울며 겨자먹기로 부채스와프에 동의했다.


그러나... 엘리엇은 이를 거부했다. 사실 엘리엇이 [[아르헨티나]]가 [[디폴트]] 갈 위험이 높다는 거 모르고 국채를 샀을까?
그러나... 엘리엇은 이를 거부했다. 사실 엘리엇이 [[아르헨티나]]가 [[디폴트]] 갈 위험이 높다는 거 모르고 국채를 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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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한국]]에서는 전혀 듣보잡이었던 엘리엇의 존재가 갑자기 확 떠오른 사건. 자세한 내용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분쟁]] 항목 참조. <del>위에 [[아르헨티나]] 얘기 봤지? 니들 큰일났다 이제... 인 줄 알았으나 ㄱ결국은 삼성왕국이 [[아르헨티나]]보다 더 셌다.</del>
[[한국]]에서는 전혀 듣보잡이었던 엘리엇의 존재가 갑자기 확 떠오른 사건. 자세한 내용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분쟁]] 항목 참조. <del>위에 [[아르헨티나]] 얘기 봤지? 니들 큰일났다 이제... 인 줄 알았으나 결국은 삼성왕국이 [[아르헨티나]]보다 더 셌다.</del>


===삼성전자 지배구조 개선 요구===
===삼성전자 지배구조 개선 요구===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분쟁]] 이후 주식 털고 나갔던 엘리엇이 2016년 10월 들어서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를 들고 나왔다. 그 주요한 골자는 삼성전자의 분할이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분쟁]] 이후 주식 털고 나갔던 엘리엇이 2016년 10월 들어서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를 들고 나왔다. 그 주요한 골자는 삼성전자의 분할이다.

2020년 11월 25일 (수) 10:43 기준 최신판

Elliotte Management Corporation. 홈페이지 링크를 걸어놓긴 했는데 어마어마하게 썰렁하다.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했던 T.S 엘리엇 만큼이나 잔인한 펀드. 다만 얘들은 1년 내내 잔인하다.

1977년에 변호사였던 폴 엘리엇 싱어가 130만 달러의 자본금으로 설립한 미국의 헤지펀드. 처음에는 주로 전환사채 위주로 투자했지만 1987년의 주가대폭락과 1990년대 초의 침체국면을 거치면서 헤지펀드로 변신했다.

주주행동주의를 표방한다. 그냥 증권을 사고파는 것으로 투자를 얻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주식을 샀으면 회사의 경영에 참여하거나 불합리한 문제를 지적함으로써 주주의 이익을 도모하고 회사의 가치를 높인다... 뭐 이런 얘기다. 그런데 실제로는 벌처펀드로 분류된다. 즉 투자 대상 회사 또는 국가가 가진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 들어서 경영권 분쟁이나 소송을 비롯한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 최대한 이익을 뽑아먹는 게 주요한 수법이다.

2015년 삼성물산 지분을 매입한 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대단히 부당하다는 점을 들어서 합병 반대를 선언하고 나섬으로써 한국에서도 관심을 확 받게 되었다.

주요한 전적(?)

기업과 국가를 상대로 주로 소송을 통해서 수익을 추구하는데, 이들이 거둔 주요한 전적 및 그 희생양들을 몇 가지 살펴보면...

아르헨티나 군함 압류 사건

2002년 아르헨티나국가채무불이행, 곧 디폴트를 선언했다. 당시 엘리엇은 액면가 기준으로 6억 3천만 달러 어치의 아르헨티나 국채를 가지고 있었다. 물론 아르헨티나는 그 전부터 흔들흔들한 상태에서 국채가 투기등급까지 떨어진 지 꽤 됐고, 엘리엇은 이걸 알면서도 아르헨티나 국채를 헐값에 사들였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디폴트를 선언한 후 국채를 보유한 국가 또는 주요 투자기관을 상대로 채무 재조정, 곧 부채스와프을 제안했다. 부채스와프이란 디폴트가 된 채권에 대해서 일정한 할인율을 적용해서 새 채권으로 교환해 주는 것이다. 말이 제안이지, '우리 돈 못 갚는데 말이지... 뭐 아주 안 주기는 그렇고, 왕창 깎아서 새 채권으로 바꿔 줄테니까 그나마 이거라도 가져가서 몇 푼이라도 건지는 게 어때?' 하는 식이다. 좀 심하게 말하면 '이거나 먹고 떨어지라'는 양아치짓에 가깝다. 당시 아르헨티나는 액면가 1 달러당 30 센트에도 못 미치는 부채스와프 조건을 제시했다. 채권 가지고 있던 사람은 완전 손해다. 액면가 기준으로 보면 70% 이상의 손해를 볼 뿐만 아니라 현금으로 주는 것도 아니고 새 채권으로 바꿔주는 거니까 만기가 리셋된다. 그런 채권이 시장에서 제값 받을 리도 없고. 그래도 완전 망하는 것보다는 몇 푼이라고 건지는 게 나으니까 90% 이상이 울며 겨자먹기로 부채스와프에 동의했다.

그러나... 엘리엇은 이를 거부했다. 사실 엘리엇이 아르헨티나디폴트 갈 위험이 높다는 거 모르고 국채를 샀을까?

엘리엇은 다른 투자자들을 규합해서 아르헨티나 정부를 상대로 투자금 전액 상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아르헨티나가 아니라 영국미국 법원에다 걸었다. 아르헨티나 국채지만 영국미국 시장을 통해서도 팔았기 때문이다. 재판 결과 엘리엇이 승소를 거두었으나 돈 없어서 디폴트 선언을 한 아르헨티나 정부가 이행할 리가 없다. 그리고 엘리엇은 초강수를 둔다. 2012년 10월 자회사인 NML Capital 사를 통해 가나에 정박해 있던 아르헨티나 해군 소속 훈련함 ARA Libertad 호를 압류해버린 것이다. 디폴트 선언은 2002년이었는데 배 압류는 2012년이니까 10년 동안을 ㅎㄷㄷ하게 끝까지 물고 늘어진 거다. 아르헨티나는 완전 뒤통수 제대로 맞은 것. 결국 UN까지 나서야 했다. 회원국 만장일치 결의로 ARA Libertad을 군함으로 규정한 뒤 즉각 풀어주도록 촉구한 다음에야 2012년 12월에 배가 풀려났다. 아직도 이 전쟁은 완전히 안 끝나긴 했는데 거의 엘리엇의 완승으로 가는 분위기다.

사실 채무 재조정에 전체 국채의 90% 이상이 응할 경우, 나머지 채권자들에게 같은 내용의 채무 재조정을 강제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있었지만 아르헨티나 정부의 법률 전문가들이 이 점을 제대로 몰라서 이 장치가 빠진 국채를 발행한 게 화근이었다. 이미 92.4%가 부채스와프에 동의했고, 엘리엇이 가진 아르헨티나 국채는 전체 규모에 비해서 미미한 수준이었지만 아르헨티나 국채가 가진 허점을 파고 들어서 소송전을 벌이고 군함까지 압류하는 사태로까지 발전한 것이다. 곧, 엘리엇은 애초부터 치밀한 계산을 가지고, 10년 이상 장기전으로 갈 것도 알면서 뛰어든 것이다. 80년대에는 포클랜드전쟁에서 영국에 줘 터지고, 21세기 들어서는 벌처펀드에까지 줘 터진 아르헨티나만 존나 불쌍한 거지 뭐. 정말 불쌍한 거지가 됐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한국에서는 전혀 듣보잡이었던 엘리엇의 존재가 갑자기 확 떠오른 사건. 자세한 내용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분쟁 항목 참조. 위에 아르헨티나 얘기 봤지? 니들 큰일났다 이제... 인 줄 알았으나 결국은 삼성왕국이 아르헨티나보다 더 셌다.

삼성전자 지배구조 개선 요구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분쟁 이후 주식 털고 나갔던 엘리엇이 2016년 10월 들어서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를 들고 나왔다. 그 주요한 골자는 삼성전자의 분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