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맥주: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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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회사의 같은 브랜드 생맥주인데도 어디서 마시느냐에 따라서 차이가 많이 난다. 그 이유는 뭘까?
같은 회사의 같은 브랜드 생맥주인데도 어디서 마시느냐에 따라서 차이가 많이 난다. 그 이유는 뭘까?


* 회전율 : 일단 케그를 따고 나면 1~2일 안에 써야 한다는 게 정설이다. 아무리 잡균을 필터링한 생맥주라고 해도 일단 봉인을 열면 신선도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맥주가 잘 팔리고 케그 한 통을 빨리 쓰는 집일수록 그만큼 맥주가 신선하다. 안 팔리는 집은 케그 한 통 꽂아놓고 며칠을 쓰는데 당연히 맛이 나빠진다. 일본 맥주는 케그의 크기가 10 리터와 18 리터 두 가지인데, 판매량이 적은 집에서는 작은 케그를 쓰면 된다. 물론 맥주 한 잔 당 단가는 큰 케그가 저렴하기 때문에 돈 아끼는 데에만 관심 있는 곳은 무조건 큰 케그로 서서 며칠을 쓴다.
* 회전율 : 일단 케그를 따고 나면 1~2일 안에 써야 한다는 게 정설이다. 아무리 잡균을 필터링한 생맥주라고 해도 일단 봉인을 열면 신선도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맥주가 잘 팔리고 케그 한 통을 빨리 쓰는 집일수록 그만큼 맥주가 신선하다. 안 팔리는 집은 케그 한 통 꽂아놓고 며칠을 쓰는데 당연히 맛이 나빠진다. 일본 맥주는 케그의 크기가 10 리터와 18 리터 두 가지인데, 판매량이 적은 집에서는 작은 케그를 쓰면 된다. 물론 맥주 한 잔 당 단가는 큰 케그가 저렴하기 때문에 돈 아끼는 데에만 관심 있는 곳은 무조건 큰 케그로 서서 며칠을 쓴다. 우리나라는 그냥 18리터 케그 한 가지.


* 온도 : 온도가 낮을수록 시원한 느낌이 강하고 맥주도 탄산을 더욱 많이 품고 있게 된다. 물론 탄산이 많을수록 좋은 건 아니다. 한국 맥주는 너무 탄산 과잉이다. 그러나 온도가 낮으면 거품이 더욱 잘고 고와지는 효과가 있다. 너무 차도 맥주의 향미를 제대로 느끼기 어려우니 좋은 건 아니고, 섭씨 5도 안팎의 온도를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 온도 : 온도가 낮을수록 시원한 느낌이 강하고 맥주도 탄산을 더욱 많이 품고 있게 된다. 물론 탄산이 많을수록 좋은 건 아니다. 한국 맥주는 너무 탄산 과잉이다. 그러나 온도가 낮으면 거품이 더욱 잘고 고와지는 효과가 있다. 너무 차도 맥주의 향미를 제대로 느끼기 어려우니 좋은 건 아니고, 섭씨 5도 안팎의 온도를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 들어서 아사히 엑스트라 콜드 같이 영하의 온도로 서빙되는 맥주도 있지만 온도가 너무 낮으면 오히려 향미가 죽는다. 다만 미지근해질 때까지 시간도 오래 걸리니 천천히 마시자. 잔도 차갑게 유지해야 한다. 잘 씻어서 물기가 잘 빠지게 하면서 냉장 보관해야 하는데 어지간히 싸구려 아니면 요즘 이 정도는 다 한다.


* 기계 관리 : 병맥주는 그냥 냉장고에 넣어 놨다가 꺼내주면 된다. 잔만 냄새 안 나게 잘 관리하면 된다. 반면 생맥주는 기계 관리를 잘 해야 한다. 생맥주가 맛있는 집과 맛없는 집의 가장 큰 차이가 기계 관리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제대로 하는 집은 날마다 기계 안의 호스 및 파이프를 청소한다. 안 그러면 잡균이 끼거나 찌꺼기가 붙어서 맥주 맛이 나빠진다.
* 기계 관리 : 병맥주는 그냥 냉장고에 넣어 놨다가 꺼내주면 된다. 잔만 냄새 안 나게 잘 관리하면 된다. 반면 생맥주는 기계 관리를 잘 해야 한다. 생맥주가 맛있는 집과 맛없는 집의 가장 큰 차이가 기계 관리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제대로 하는 집은 날마다 기계 안의 호스 및 파이프를 청소한다. 안 그러면 잡균이 끼거나 찌꺼기가 붙어서 맥주 맛이 나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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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그 관리 : 품질에 정말 신경 쓰는 <s>쉽게 말해 맥주 [[덕후]]가 주인인</s> 곳은 심지어 케그를 냉장 보관한다. 그냥 쓰는 곳과 냉장 보관하는 곳의 차이는 크다.
* 케그 관리 : 품질에 정말 신경 쓰는 <s>쉽게 말해 맥주 [[덕후]]가 주인인</s> 곳은 심지어 케그를 냉장 보관한다. 그냥 쓰는 곳과 냉장 보관하는 곳의 차이는 크다.


* 팍팍 버려라 : 탄산이 들어가는 맥주라면 따를 때 잔 위에 거품이 많이 나오는데, 걷어내고 따르고를 한두 번 되풀이해야 한다. 싸구려 맥주집에서는 이게 아까워서 숟가락으로 걷어낸 다음 피처 잔 같은 곳에 담아 놨다가 은근슬쩍 재활용한다. 당연히 맛이 없을 리가. 좋은 맥주 집은 이런 거품을 버린다. 심지어 잔이 넘쳐도 맥주 액이 어느 정도 찰 때까지 계속 따라낸 다음 겉을 닦아내기도 한다. 제대로 된 펍이라면 이렇게 하는 게 보통이다.
* 팍팍 버려라 : 탄산이 들어가는 맥주라면 따를 때 잔 위에 거품이 많이 나오는데, 걷어내고 따르고를 한두 번 되풀이해야 한다. 싸구려 맥주집에서는 이게 아까워서 숟가락으로 걷어낸 다음 피처 잔 같은 곳에 담아 놨다가 은근슬쩍 재활용한다. 당연히 맛이 없을 리가. 좋은 맥주 집은 이런 거품을 버린다. 심지어 잔이 넘쳐도 맥주 액이 어느 정도 찰 때까지 계속 따라낸 다음 겉을 닦아내기도 한다. 제대로 된 펍이라면 이렇게 하는 게 보통이다. <s>혹시 그렇게 버리는 [[맥주]]로 [[피시 앤 칩스 반죽]]하는 건 아니겠지? 서양에는 [[맥주]]로 반죽한 [[피시 앤 칩스]]가 많거든.</s>


[[Category:술]]
[[Category:술]]

2015년 6월 11일 (목) 12:33 판

영어로는 live beer draught beer(영국) 또는 draft beer(미국). 철자는 달라도 둘 다 발음은 똑같다.

옛날에는 모든 맥주가 생맥주였다.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맛이 시큼해진다는 것. 파스퇴르 박사가 우유는 안 만들고 맥주 맛을 오래 보존하는 방법을 연구한 끝에 가열처리법을 개발했다. 맛이 시큼해지는 이유는 당연히 세균 때문인데 미생물에 대한 개념도 없던 때였기 때문에 이런 방법을 몰랐던 것.

물론 가열해서 세균을 죽이면 맥주 맛에는 크든 작든 영향이 간다. 그러니 술집에서는 여전히 생맥주가 인기가 좋았다. 당연한 얘기지만 빨리 소비되지 않으면 하루 이틀이면 시큼해진다.

생맥주와 병맥주 혹은 캔맥주 사이의 개념이 모호햐진 것은 일본 삿포로맥주가 비열처리 살균법을 개발하면서부터다. 미세한 필터로 세균을 걸러내는 비열처리법으로 잡균을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이렇게 세균을 없앤 병맥주를 생맥주라고 붙여 팔았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는 커다란 논란이 벌어졌다. 병에 담겨 였는데 생맥주라니, 말이 되나? 하지만 가열처리를 안 했으면 생맥주잖아? 결국 병맥주에 '생맥주'라는 말을 붙이면 안 된다는 정부의 주장에 삿포로맥주 측에서 반발해서 법정공방까지 간 끝에, 법원은 삿포로맥주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날 삿포로맥주는 생맥주 파티 했겠지.

병맥주도 가열처리를 안 하는 세상이다 보니, 생맥주를 beer on tap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맥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한국의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건 맥주인지 수돗물인지...

생맥주는 보통 케그(keg)라고 부르는 큰 통에 담은 상태에서 술집에 공급되는데, 여기에는 탄산이 없다. 탄산은 생맥주를 잔에 따르는 과정에서 기계를 통해 주입된다.

살균방식으로는 생맥주와 병맥주(캔맥주 포함)를 구분할 수 없는 시대에, 그래도 둘을 구분할 수 있는 차이점이 있다면,

  • 보관 : 생맥주는 대용량의 케그에 담겨 있고, 병맥주는 병에 담겨 있다. 캔맥주는 캔에 담겨 있고...
  • 가격 : 국산 맥주는 병맥주가 더 비싸지만 수입 맥주는 생맥주가 더 비씨다. 이게 무슨 차이점이야. 그냥 바가지지.
  • 탄산가스 : 병맥주는 맥주에 미리 탄산을 주입하지만 생맥주는 케그에 탄산이 없다. 잔에 따르는 과정에서 탄산을 주입한다. 영국 에일 생맥주는 아예 탄산이 없는 게 보통이다.

생맥주 맛이 차이가 나는 이유

같은 회사의 같은 브랜드 생맥주인데도 어디서 마시느냐에 따라서 차이가 많이 난다. 그 이유는 뭘까?

  • 회전율 : 일단 케그를 따고 나면 1~2일 안에 써야 한다는 게 정설이다. 아무리 잡균을 필터링한 생맥주라고 해도 일단 봉인을 열면 신선도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맥주가 잘 팔리고 케그 한 통을 빨리 쓰는 집일수록 그만큼 맥주가 신선하다. 안 팔리는 집은 케그 한 통 꽂아놓고 며칠을 쓰는데 당연히 맛이 나빠진다. 일본 맥주는 케그의 크기가 10 리터와 18 리터 두 가지인데, 판매량이 적은 집에서는 작은 케그를 쓰면 된다. 물론 맥주 한 잔 당 단가는 큰 케그가 저렴하기 때문에 돈 아끼는 데에만 관심 있는 곳은 무조건 큰 케그로 서서 며칠을 쓴다. 우리나라는 그냥 18리터 케그 한 가지.
  • 온도 : 온도가 낮을수록 시원한 느낌이 강하고 맥주도 탄산을 더욱 많이 품고 있게 된다. 물론 탄산이 많을수록 좋은 건 아니다. 한국 맥주는 너무 탄산 과잉이다. 그러나 온도가 낮으면 거품이 더욱 잘고 고와지는 효과가 있다. 너무 차도 맥주의 향미를 제대로 느끼기 어려우니 좋은 건 아니고, 섭씨 5도 안팎의 온도를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 들어서 아사히 엑스트라 콜드 같이 영하의 온도로 서빙되는 맥주도 있지만 온도가 너무 낮으면 오히려 향미가 죽는다. 다만 미지근해질 때까지 시간도 오래 걸리니 천천히 마시자. 잔도 차갑게 유지해야 한다. 잘 씻어서 물기가 잘 빠지게 하면서 냉장 보관해야 하는데 어지간히 싸구려 아니면 요즘 이 정도는 다 한다.
  • 기계 관리 : 병맥주는 그냥 냉장고에 넣어 놨다가 꺼내주면 된다. 잔만 냄새 안 나게 잘 관리하면 된다. 반면 생맥주는 기계 관리를 잘 해야 한다. 생맥주가 맛있는 집과 맛없는 집의 가장 큰 차이가 기계 관리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제대로 하는 집은 날마다 기계 안의 호스 및 파이프를 청소한다. 안 그러면 잡균이 끼거나 찌꺼기가 붙어서 맥주 맛이 나빠진다.
  • 케그 관리 : 품질에 정말 신경 쓰는 쉽게 말해 맥주 덕후가 주인인 곳은 심지어 케그를 냉장 보관한다. 그냥 쓰는 곳과 냉장 보관하는 곳의 차이는 크다.
  • 팍팍 버려라 : 탄산이 들어가는 맥주라면 따를 때 잔 위에 거품이 많이 나오는데, 걷어내고 따르고를 한두 번 되풀이해야 한다. 싸구려 맥주집에서는 이게 아까워서 숟가락으로 걷어낸 다음 피처 잔 같은 곳에 담아 놨다가 은근슬쩍 재활용한다. 당연히 맛이 없을 리가. 좋은 맥주 집은 이런 거품을 버린다. 심지어 잔이 넘쳐도 맥주 액이 어느 정도 찰 때까지 계속 따라낸 다음 겉을 닦아내기도 한다. 제대로 된 펍이라면 이렇게 하는 게 보통이다. 혹시 그렇게 버리는 맥주피시 앤 칩스 반죽하는 건 아니겠지? 서양에는 맥주로 반죽한 피시 앤 칩스가 많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