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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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을 찾아오셨다면 이쪽으로.
  • 일본의 여러 가지 이름에 자주 쓰이는 사쿠라를 찾아오셨다면 이쪽으로.

さくら(桜)。

일본어 한글 표기법으로는 '사쿠라'가 맞지만 여기서는 우리나라 정치권에서 쓰는 용어이기 때문에 '사꾸라' 항목을 따로 만들었다.

요즘 말로 하면 '2중대'를 뜻하는 말로 정치권에서 널리 쓰였던 말. 특히 독재정권 시절에 겉으로는 야당 정치인인 것처럼 행세하지만 알고 보면 정권과 결탁해 있거나, 최소한 야당 구실을 못하고 여-야 구색 맞추기에 들러리 신세밖에 못 하는 사람, 혹은 야당에 있으면서도 오히려 여당 쪽에 더 많이 동조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정치권 은어다.

단어 자체에서 알 수 있듯이 일본에서 온 것인데, 그렇다면 벚꽃하고 정치권의 사꾸라가 무슨 관계가 있나... 싶을 것이다. 사실 이 말의 어원이 된 さくら도 물론 말의 근원 자체는 벚꽃을 뜻하지만 일종의 은유로 쓰였던 일본의 은어가 한국 정치권에서 사꾸라로 쓰인 것이다. 언제부터 이 말이 쓰였는지는 불확실한데, 아무튼 이 꽃을 달고 다니게 된 1호 정치인은 50~70년대 야당의 거물 정치인이었던 유진산이었다. 언제 이런 말을 듣게 됐는지는 조금 차이가 있지만, 1964년 8월 2일 언론윤리위원회법 통과를 수수방관했기 때문이라는 게 가장 정확한 듯하다.[1] <월간중앙>에 이 사정이 자세하게 적혀 있다.[2] 당시 제1야당이었던 민정당 당수 윤보선은 이전부터 유진산과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언론윤리법안이 통과되고 나자 "유진산 씨가 공화당 측의 협상파들과 묵계해 정계 개편을 위한 개헌 약속을 하면서 모종의 뒷거래를 했다"는 루머가 돌았다는 게 윤보선의 회고록 내용이다. 윤보선이 이 루머의 사실 여부를 추궁하자 유진산은 자기는 잘못한 게 없다고 반박했는데, 옆에 있던 조직국장 정해영이 원내총무 책상 위로 뛰어오르며 "사꾸라는 유진산이다!" 하고 소리쳤고, 20여 명의 원외 당원이 "사꾸라 유진산을 잡아라!" 하고 고함을 치고 난장판을 만들었다는 것.

8월 5일 민정당 중앙상무위원회에서 윤보선은 "당에 해를 끼치고 여당에 동조한 사람은 그대로 둘 수 없으니 제명시켜야 하오. 우리 당 안에 소위 사꾸라가 있다는 풍설을 그대로 둔 채 나는 더 이상 당의 대표 자리에 머물 수가 없소."라고 말했고, 언론윤리법에 반대한 신문들이 "진산이 사꾸라" 기사를 대대적으로 지면에 깔아 놓음으로써 유진산=사꾸라로 낙인 찍혔다. 이 때부터 '사꾸라'란 말이 널리 퍼진 것.

사꾸라에도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왕사꾸라와 겹사꾸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