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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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21년 5월 17일 (월) 22:25 판

고기에 존재하는 지방층 또는 지방 덩어리. 꼭 돼지고기에만 쓸 수 있는 용어는 아니지만 실제로는 돼지고기에 대해서만 비계라는 말을 쓰고 다른 고기에 비계라는 말을 쓰는 일은 없다. 소고기의 경우는 '소기름'이라고 한다.

돼지고기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살코기만 있는 부위보다는 살코기와 비계가 어느 정도 섞여 있는 부위를 선호한다. 우리나라에서 삼겹살이 가장 인기있는 부위인 이유도 살코기와 비계가 층층이 섞여 있기 때문. 우리나라에서 돼지고기는 대체로 바짝 구워서 먹기 때문에 비계가 없이 살코기만 있는 부위는 그렇게 구웠을때 좀 퍽퍽하다. 소고기도 기름이 없는 부위는 퍽퍽하지만 소고기는 살짝만 구워서 먹을 수 있으므로 괜찮은 반면, 돼지고기는 속까지 바짝 구워서 먹는 게 보통이라[1] 비계가 없는 부위는 정말 뻑뻑하다. 소고기 기름은 돼지고기보다는 별로 선호하지 않는데, 일단 식감이 질기다. 기름이 뭉쳐져 있거나 층이 진 것은 좋아하지 않으므로 대부분 떼어낸다. 반면 살코기에 잘고 고르게 퍼져있는 마블링은 선호한다. 우삼겹이나 차돌박이처럼 기름이 많이 있는 부위도 있지만 이쪽은 대패삼겹살처럼 얇게 저며서 먹는다.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있어서 비계가 섞이지 않은 돼지고기는 손도 안 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비계라면 질색을 해서 비계는 다 떼어내고 살코기만 먹는 사람들도 있다. 삼겹살의 인기로 알 수 있듯이 대체로 비계가 적당히 있는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 편. 구울 때는 기름이 많이 녹아 빠지는데 그렇게 구운 비계는 걸은 살짝 바삭하고 속은 유들유들하고 고소해서 많이들 좋아한다. 삶아서 수육으로 먹을 때는 역시 기름은 상당 부분 빠지고 아주 부드러워진다. 반면 덩어리진 소기름은 구웠을때 질겨지기 때문에 사람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상온에서는 고체 상태지만 사람의 체온에서는 액체 상태가 된다. 포화지방불포화지방의 비중이 6대 4 정도로 소기름보다는 약간 낫다. 포화지방이 걱정된다면 이나 오리 같은 가금류는 3대 7 수준이므로 이쪽을 애용하자.

러시아나 동유럽에서는 비계 덩어리를 소금에 절여 숙성시킨 것을 살로(са́ло, salo)라고 하며, 익히지 않은 날것 그대로 술안주로 먹는데 특히 호밀빵에 얹어 먹으면 보드카와 잘 어울린다고 한다.

비계만 따로 모아서 식용유, 즉 라드로 사용하기도 한다. 돼지고기를 엄청 좋아하는 중국에서는 돼지기름도 요리에 많이 쓰고 우리나라도 옛날에는 중국집에서 돼지기름을 많이 썼다. 그러나 사람들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동물성 지방이 해롭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또 상온에서 굳는 돼지기름의 특성 때문에 설거지나 청소도 힘들어서 요즘은 식용유를 사용하는 편이다. 유럽에서도 라드는 많이 사용하는 편이라서 프랑스 등지에는 아예 버터처럼 만들어 놓은 상품도 있고 인증된 유명 고급품도 있다. 영국피시 앤드 칩스는 돼지기름으로 튀겨야 제 맛이 난다고 한다.

각주

  1. 예전에는 기생충 때문에 돼지고기는 꼭 속까지 바짝 익혀야 했지만 요즈음은 돼지도 사료를 먹이거나 짬밥으로 키울 때도 완전히 끓여서 주기 때문에 기생충 우려는 없고 소고기처럼 살짝 익혀 먹어도 된다. 그러나 오랫동안 박힌 선입견이 쉬이 바뀌기도 힘들고, 이미 바짝 익혀먹는 맛에 익숙해져 있는지라 덜 익힌 돼지고기의 맛을 좋아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