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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영국]]의 메이 총리가 하드 브렉시트로 가려는 이유는 [[EU]] 단일시장에 남기 위해서는 자본, 인력, 상품, 서비스, 이렇게 네 가지의 이동 자유를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자본이나 상품, 서비스는 좋은데 인력은 싫다는 게 영국의 입장이다. 인력 이동의 자유는 [[EU]] 회원국민들이 다른 회원국으로 자유롭게 이동하고 일자리를 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찬성으로 결론 난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가 [[EU]]의 동유럽 회원국으로부터 밀려든 이민자 문제에 더해 중동 분쟁지역으로부터 밀려드는 난민 문제였다는 걸 생각해 보면 [[영국]]은 네 가지  이동의 자유 중 인력만 빼고 단일시장에 남았으면 싶어 하지만 EU를 주도하고 있는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한 주요 국가들은 "어디서 단물만 빼먹으려고 그래? [[체리피킹]] 즐~"이라고 맞받아치고 있다. 네 가지를 세트로 인정하든가, 아니면 다 포기하든가 하라는 얘기다. 결국 영국으로서는 EU 단일시장이라는 장점을 포기하더라도 인력 이동의 자유를 제약하는 하드 브렉시트를 선택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
그럼에도 [[영국]]의 메이 총리가 하드 브렉시트로 가려는 이유는 [[EU]] 단일시장에 남기 위해서는 자본, 인력, 상품, 서비스, 이렇게 네 가지의 이동 자유를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자본이나 상품, 서비스는 좋은데 인력은 싫다는 게 영국의 입장이다. 인력 이동의 자유는 [[EU]] 회원국민들이 다른 회원국으로 자유롭게 이동하고 일자리를 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찬성으로 결론 난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가 [[EU]]의 동유럽 회원국으로부터 밀려든 이민자 문제에 더해 중동 분쟁지역으로부터 밀려드는 난민 문제였다는 걸 생각해 보면 [[영국]]은 네 가지  이동의 자유 중 인력만 빼고 단일시장에 남았으면 싶어 하지만 EU를 주도하고 있는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한 주요 국가들은 "어디서 단물만 빼먹으려고 그래? [[체리피킹]] 즐~"이라고 맞받아치고 있다. 네 가지를 세트로 인정하든가, 아니면 다 포기하든가 하라는 얘기다. 결국 영국으로서는 EU 단일시장이라는 장점을 포기하더라도 인력 이동의 자유를 제약하는 하드 브렉시트를 선택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


결국 2017년 1월 17일에 메이 총리가 하드 브렉시트로 갈 것을 공개적으로 천명함으로써 [[영국]]은 [[EU]]에서 완전히 빠져나올 것으로 보인다.
결국 2017년 1월 17일에 메이 총리가 하드 브렉시트로 갈 것을 공개적으로 천명함으로써 [[영국]]은 [[EU]]에서 완전히 빠져나올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렇게 되면 [[EU]]에서 나온 것도 아니고 안 나온 것도 아닌 모호한 지위가 된다. 그러나 2018년 7월 들어서 메이 총리가 소프트 브렉시트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강경파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일단 브렉시트부 장관과 차관이 사퇴해버렸고, 브렉시트를 주도한 핵심 정치인 중 하나였던 보리스 존슨도 외무장관직에서 사퇴해버려서 자칫 메이 내각 전체가 흔들거릴 위기 상황이다.

2018년 7월 9일 (월) 20:06 판

Brexit.

Britain + exit의 합성어로, 2015년에 그리스유로존 탈퇴 논란이 벌어졌을 때 쓰였던 Greek + exit = Grexit(그렉시트)와 같은 조어법으로 만든 말이다. 그렉시트는 현실화되지 않았고 브렉시트는 현실화 되었다.

이쯤 되면 충분히 짐작 가겠지만 말 그대로 영국유럽연합(EU) 탈퇴 논란이다. 2015년 영국 총선 때 보수당의 제임스 캐머런이 총선에서 승리하면 EU 잔류 문제에 대한 재협상을 하겠다고 선언했고,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2016~2017년 사이에 EU 잔류/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하기로 결정되었다. 그에 따라 영국EU 탈퇴 가능성이 대두된 것. 그리고 결국, 2016년 6월 23일에 치러진 국민투표에서 영국인들은 탈퇴를 선택했다.

왜 탈퇴하겠다는 건가?

사실 영국EU 회원국이긴 하지만 유로화도 쓰지 않고 셍겐조약에도 가입해 있지 않다. 즉 대다수 회원국에 비하면 EU가 추구하는 정치 및 경제 통합과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두어 왔다. 그런데 이런 느슨한 관계조차도 싫다! 나가자! 하는 여론들이 조금씩 힘을 얻은 것이다.

첫 번째 문제는 보조금이다. EU 회원국은 EU 운영을 위한 분담금을 내야 하는데, 영국의 부담액이 2013년에 113억 파운드(약 19.2조 원) 정도다. '이렇게 많이 내는데 대체 우리가 덕 보는 게 뭐냐. EU에서 우리 발언권이 별로 없다.' 하는 게 나가자는 측의 주장이고, 분담금의 수준이 가구 당으로 환산하면 340 파운드 수준이지만 EU라는 단일 경제권 안에 있음으로써 보는 이익은 3천 파운드 정도로 이익이 많다는 게 남자는 측의 주장이다. 즉, EU가 불만이 있으면 협상을 하고 개혁을 주도해서 바꿀 일이지 차고 나가면 우리만 손해라는 게 잔류 측 주장.

통상무역에 관해서도 입장 차이가 있는데, 브렉시트에 찬성하는 쪽에서는 FTA 체결과 같은 문제에서 리스본조약 때문에 EU가 배타적 권한을 가지는 것을 문제시 하고 있다. 즉, 개별 회원국이 협상을 할 수 없고 EU 차원에서 퉁쳐서 협상하는 것만 되다 보니, 28개 회원국이 있는 EU 안에서 같은 협정으로 좀 더 덕을 보는 나라와 손해를 보는 나라가 나오게 마련이다. 브렉시트 찬성 쪽에서는 이렇게 같이 묶여 다니면 우리만 손해니, 차고 나가서 우리 이익을 극대화 하는 통상무역 협정을 미국이나 중국과 맺자는 것이다. 규제 문제 역시도 브렉시트의 주요 이슈 중 하나로, 특히 금융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영국에서는 주 35 시간 근무를 강제하는 것과 같은 각종 금융규제가 마음에 안 든다는 것이다. 반면 잔류 측에서는 영국의 무역 중 거의 절반이 EU 역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EU를 차고 나가면 이제 영국은 EU에서 볼 때 국내가 아니고 외국이 되며, 여러 가지 불이익을 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다. 또한 브렉시트 이후에는 EU와 어떤 식으로든 통상협정을 다시 맺어야 할 텐데, 그럴 경우 EU에서 회원국이 지고 있는 규제의 상당 부분을 영국에도 요구할 것이므로 별 실익이 없다고 주장한다. 차라리 EU 안에서 개혁을 주도하는 게 낫지, 나가면 오히려 운신의 폭이 줄어든다는 것.

최근 들어서는 이민 문제도 주된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데 중동 난민이 대거 유럽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고 테러 위협도 커지다 보니 더더욱 문제가 증폭되는 분위기. 일단 경제 상항이 안 좋은 동유럽에서 일자리를 찾아서 영국으로 오는 사람들이 많은데, EU 안에 있으면 일단 회원국 간 이민이 상당히 쉽고, 이민자들에게 자국민과 동일한 복지 혜택을 주다 보니 복지 부담이 과중해지고 자국민들이 역차별을 받는다는 것이 브렉시트 찬성 측 주장이다. EU 밖으로 나가면 이민자를 제한적으로 받는 독자적인 정책을 쓸 수 있으므로 좀 더 이민 장벽을 높게 세울 수 있게 된다. 반면 EU 잔류 측에서는 EU 바깥의 나라들이 오히려 이민자 비율이 높으며, 영국이 국제 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상이나 책임으로 볼 때, 생각하는 것만큼 이민 장벽을 마음대로 쌓는 것도 어렵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민자를 무조건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문제며, 오히려 이민자들이 영국 사회에 기여해 온 바 역시 무시할 수 없다는 게 브렉시트 반대 측의 반박이다.

재협상

영국 내 여론은 처음에는 브렉시트에 부정적이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찬반 여론이 근접해서 엎치락뒤치락하는 분위기, 게다가 2015년 영국 총선에서 보수당이 승리하면서 국민투표가 기정사실화되고 가능성이 높아졌다. EU에게는 엄청난 재앙이 될 수 있는 브렉시트를 막기 위한 협상이 이어졌는데, 영국 측에서 내놓은 협상안의 주요 골자는 다음과 같다.

  • EU 시민권을 지닌 이주민이라고 하더라도 복지혜택에 제한을 둘 수 있다.
  • EU가 제정한 법률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 법무 및 내무 관련 사안에 대하여 옵트아웃, 즉 무조건 전체를 다 적용하지 않고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한다.
  • 유로화를 쓰지 않는, 즉 비유로존 EU 회원국이 유로존 시장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그런데 이러한 안이 받아들여진다고 해도 브렉시트 자체가 완전히 상황 종료되는 건 아니고, 국민투표를 하더라도 영국 정부는 EU 잔류를 지지하겠다, 제임스 캐머런 총리가 내각과 국민들을 설득하겠다... 는 정도다.

  • 긴급 복지 중단이 가능해졌다. 즉 4년간 이주민 복지 혜택을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을 영국 정부에게 주는 것.
  • EU 제정 법률 거부권도 생겼다. EU 회원국 55% 이상의 의회가 EU 제정 법률을 전면 거부하거나 개정을 요구할 수 있다.
  • 비유로존 국가에 대한 보호 강화, 그리고 EU 규정을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옵트아웃 권한도 확대했다. 특히 영국은 유로존의 재정금융 결정에 구애 받지 않게 되어 영국의 재정 및 금융업계의 독립성이 강화되었다.

영국의 주장이 거의 받아들여진 셈이다. 그래서 브렉시트 문제는 해결될 줄 알았는데...

여론의 분열

재협상이 타결된 후 제임스 캐머런 총리는 재협상은 없으며 2016년 6월로 예정된 국민투표 결과가 EU에 남는 쪽으로 결정 나도록 내각과 의회,국민들을 설득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런데 집권 보수당 의원 대부분이 여전히 브렉시트 찬성인데다가 내각의 일부 장관들까지 이번 합의가 충분치 않다고 반발하고 나서서 상황이 난감해져 버렸다. 대중들에게 인기가 좋은 우파 런던 시장 보리스 존슨도 브렉시트에 대놓고 찬성을 주장하고 있어서 보수당 내 집안 싸움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야당인 노동당은 EU 잔류 쪽이다.

일단 협상 타결까지 된 만큼, 브렉시트의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보는 의견이 많지만 여론이 잠잠해지는커녕 되려 더 분열되는 양상으로 번지다 보니,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 당장 영국 파운드화가]] 급락함으로서 불안감이 반영되고 있다. 경영계 쪽에서는 브렉시트 반대 분위기가 우세하다. EU에서 탈퇴하면 영국은 졸지에 EU에서 볼 때 외국이 되어 버리므로 상당 부분 타격을 받을 게 뻔하고, 다시 통상조약이나 협정을 맺는다고 해도 시간도 오래 걸릴 뿐더러 더 유리할 거라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금융시장의 타격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EU 바깥 나라들로 봤을 때에는 EU에서 외국 취급을 당하는 영국을 굳이 유럽권 금융허브로 쓸 이유가 없는 것. 만약 브렉시트가 현실화 된다면 상당수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아일랜드로 짐싸서 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렉시트에 찬성하는 사람들이 우파를 중심으로 반대 측과 거의 비등비등한 상황이라, 파운드화가 급락하는 상황까지 벌어지는 실정. 국내 외환시장에서도 파운드화 환율이 2016년 2월 16일 1761.75에서 일주일 조금 넘은 24일에는 1725.95까지 떨어졌다. 2015년에는 그리스가 사고를 치더니 2016년에는 이제는 영국 너마저. 막내가 사고치면 때리기라도 하지, 장남이 사고치면 답이 없다.

브렉시트 찬성 측과 반대 측의 홍보전이 가열되고 서로 상대방을 비난하면서 대립이 점점 극단으로 치달은 끝에 결국 살인사건까지 나고 말았다. 영국의 하원의원인 조 콕스(Jo Cox)가 52세의 토마스 알렉산더 "토미" 메어에게 총으로 피격당하고 다시 칼에 찔려 잔인하게 살해당한 것. 일부 목격자들은 범인이 "Britain first" (영국이 먼저다) 혹은 "Put Britain first" (영국을 우선해라) 라고 외쳤다고 밝혔다. 총기 규제가 엄격한 편인 영국에서 백주 대낮에 벌어진 총격 살인 사건이라 영국인들의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닌 상태이고, 이 때문에 여론의 동정으로 브렉시트 반대 여론이 좀 더 올라갔지만 브렉시트를 코앞에 두고도 여론은 여전히 박빙 상태다. 다만, 결국 투표장에서는 실용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보는 견해도 많다. 도박사들은 브렉시트 부결 쪽으로 걸고 있는 편이다.

투표

2016년 6월 23일, 드디어 EU 잔류나 탈퇴냐를 놓고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 국민투표가 진행되었다. 비가 오는 가운데 투표가 진행되어 투표율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실제 투표율은 영국의 총선 및 기타 선거나 투표에 비해서 높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대체로 중노년층은 브렉시트 찬성, 청년층은 반대 경향이 강해서 한국이나 영국이나 결국 투표율이 결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았는데, 투표율을 보면 브렉시트 반대 쪽에 유리한 상황. 현지 시각으로 23시 38분경에 382개 선거구 중 영국지브롤터에서 최초로 개표 결과가 발표되었는데 EU 탈퇴 찬성 823, 반대 19,322로 압도적으로 EU 잔류 표가 많이 나왔다. 물론 지브롤터란 곳이 영국에서 한참 떨어진 스페인 끄트머리에 붙어 있는 특수성이 있다 보니 EU 찬성 쪽으로 기우는 것이 당연하긴 하지만, 아무튼 초반 분위기는 EU 잔류 쪽에 웃어주고 있다. 참고로 한국은 개표 진행 중에도 개표 결과가 계속 발표되지만 영국은 선거구별로 개표가 완전히 끝난 다음에야 결과를 발표한다.

현지 시각 6월 24일 자정에는 두 번째로 뉴캐슬의 개표 결과가 발표되었다. 결과는 거의 박빙으로 잔류 65,404, 탈퇴 63,598, 비율로는 50.7%대 49.3%으로 나타났다. 어쨌든 잔류가 우세하긴 했지만 이번 투표가 굉장히 박빙의 결과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충분히 가능하다. 물론 런던을 비롯한 대도시는 아직 발표도 못 한 상태라 형세는 얼마든지 뒤집어질 가능성이 있다. 거의 비슷한 시각에 발표된 스코틀랜드 북쪽 끝 오크니 섬의 개표 결과는 탈퇴 4,193대 잔류 7,189로 잔류의 압도적인 우세. 과연 잉글랜드-웨일스-스코틀랜드-북아일랜드의 결과가 각각 어떻게 나올 것인지도 눈여겨 볼 포인트다. 만약 전체 결과가 EU 탈퇴로 나왔지만 스코틀랜드북아일랜드에서 EU 잔류가 우세하게 나온다면 이들 지역의 독립 움직임에 불을 붙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영국EU 탈퇴하고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는 영국 탈퇴하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탈퇴.

0시 18분에 다섯 번째로 개표 결과가 발표된 선거구 선덜랜드에서는 이전과는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탈퇴 82,394 잔류 51,930으로 탈퇴가 크게 앞선 것. 이전까지는 잔류 표가 2만7천 표 이상 앞섰지만 이 한방으로 탈퇴가 3, 208 앞서는 역전을 이루었다. 물론 아직은 극초반전이지만 아무튼 선거구 개표 결과가 하나 하나 까질 때마다 엎치락 뒤치락할 듯하다. 투표자 수가 적은 선거구일수록 일찍 결과가 발표될 것이므로 개표 진행이 뒤로 갈수록 대규모 선거구의 결과가 발표되면서 더더욱 전체 결과가 엎치락 뒤치락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역시나 예상대로, 여섯 번째로 결과가 발표된 선거구인 북아일랜드의 포일은 탈퇴 8,905 대 잔류 32,064 로 잔류의 압도적인 우세였으며, 그에 따라 다시 잔류 쪽이 19,952표 앞서게 되었다.

투표가 계속 진행되는 가운데, 일단 잉글랜드 쪽은 탈퇴 우세, 스코틀랜드는 잔류 우세 경향이 보이고 있고, 북아일랜드는 혼전 양상이다. 인구가 적은 선거구에서 잔류가 우세하게 나타났다가 인구가 많은 선거구에서 탈퇴가 많이 나와서 확 격차를 벌리는 식의 패턴이 계속되고 있는데, 아무튼 초반 분위기는 일단 탈퇴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격차는 계속해서 늘어났다가 거의 사라졌다가 하는 식이고 대도시 선거구는 아직 개표 결과가 나오지 않은지라 초반 개표 결과로는 판단 불가 상태.

개표가 초반에서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탈퇴 쪽에 점점 힘이 실리는 분위기로 가고 있다. 382개 선거구 중 33개가 개표 완료된 가운데 새벽 1시 3분에 382개 선거구 가운데 33개 선거구가 개표 완료된 상황의 결과는 탈퇴 1,184,525표, 잔류 1,051,904표로 탈퇴가 132,621표 앞서고 있다. 비율로는 탈퇴 53%, 잔류 47%다. 물론 아직은 전체의 10%에 불과하지만 격차가 벌어지는 분위기라면 탈퇴 쪽으로 기울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개표 선거구가 50개를 넘어서부터는 또다시 분위기가 반전되는 모양새다. 대도시 선거구의 개표 결과가 슬슬 발표되기 시작하면서 스코틀랜드 최대 도시인 글래스고, 런던 인근의 옥스포드, 램버스 등에서 잔류 쪽 몰표가 터졌다. 특히 글래스고는 무려 8만표 이상 격차로 잔류가 많이 나왔고 램버스에서도 7만표 이상의 격차로 잔류가 몰표를 받음으로써 16만표까지 벌어졌던 격차를 뒤집고 잔류 측의 5만 표 이상 우세로 상황을 돌려놓았다.

개표 완료 선거구가 100개를 넘어선 현지 시각 새벽 2시까지도 향방은 박빙 상태. 원래는 새벽 2시 정도면 대략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았지만 현재 개표 상황을 보면 윤곽과는 한참 거리가 먼 엎치락뒤치락 분위기다. 어느 한쪽이 격차를 벌일라치면 다른 쪽에 따라잡고 역전하고, 역전한 쪽이 격차를 좀 내려고 하면 다시 뒤집히고 하는 상황이 되풀이되다 보니 그야말로 예측 불허의 흥미진진 레이스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아무튼 새벽 2시 현재 상황은 탈퇴 쪽의 58,982표 우세다... 라고 쓰는 순간 순식간에 격차가 16,996표로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은 어느 쪽이든 1,680만 표 정도를 얻어야 승리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스코틀랜드 쪽 개표는 마무리 되고, 잉글랜드 쪽은 계속해서 탈퇴 우세로 기울면서 결국 새벽 3시가 넘어서는 격차가 완전히 벌어졌다. 탈퇴와 잔류가 대략 52%대 48% 정도로 굳어져 가는 형국. 결국 BBC에서도 브렉시트 탈퇴 우세를 예측했다. 막판 여론조사는 박빙이지만 잔류 쪽 우세를 점치는 결과가 많았고, 투표장에서는 뭔가 실용적인 선택을 하지 않을까... 하는 전망이 많았지만 현실은 오히려 반대로 나타난 셈. 그야말로 엄청난 후폭풍이 이제 점점 현실로 다가오게 된 것이다.

결국 개표가 거의 끝나갈 때쯤 EU 탈퇴의 우세가 확정되었다. 제임스 캐머런 총리는 투표 결과가 확정된 직후 사임을 발표했다. 캐머런 총리는 이번 국민투표를 추진하기는 했지만 사실은 보수적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얻고 EU에게서 더 많은 것을 얻어내기 위한 협상의 지렛대로 삼으려고 했던 것이고, 나름대로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한 협상이 타결된 뒤에는 적극적으로 브렉시트 반대 운동을 펄쳤지만 사태가 이지경까지 갔으니...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최종 투표율은 71.8%로 1992년 이래 영국 내 최대 투표율을 기록했다. 투표율이 높으면 잔류 쪽에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결과는 반대가 되었다. 2012년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와 어째 비슷한 결과가...스코틀랜드런던 쪽에서는 잔류에 몰표가 나왔지만 잉글랜드 북부 쪽의 압도적인 탈퇴 몰표를 이겨내는 데에는 결국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드러난다. 스코틀랜드 : "이럴 줄 알았으면 작년에 독립하는 거였는데!"

Brexit referendum result.png

위에서 보면 알겠지만 잉글랜드 대부분은 탈퇴를 뜻하는 파란색으로 뒤덮인 반면, 스코틀랜드는 잔류를 뜻하는 노란색 일색으로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잉글랜드 안에서도 수도인 런던 일대는 잔류가 우세했다. 사실 지역 구도는 어느 정도는 예상된 것이었는데, 문제는 런던 지역 잔류 표가 생각보다는 많이 안 나온 반면 잉글랜드 북부 쪽은 압도적인 몰표가 쏟아졌다.

최종 투표 결과는 다음과 같다.

EU 탈퇴 (Leave) EU 잔류 (Remain)
51.9% 득표율 48.1%
17,410,742 득표수 16,141,241

영국을 구성하고 있는 각 지역별 투표 결과는 다음과 같다.

EU 탈퇴 (Leave) EU 잔류 (Remain)
15,188,406 (53.4%) 잉글랜드 13,266,996 (46.6%)
1,018,322 (38.0%) 스코틀랜드 1,661,191 (62.0%)
854,572 (52.5%) 웨일스 772,347 (47.5%)
349,442 (44.2%) 북아일랜드 440,437 (55.8%)

하드? 소프트?

브렉시트가 현실화 되면서 하드 브렉시트냐 소프트 브렉시트냐 하는 문제가 관건이 되고 있다. EU 탈퇴는 리스본조약 50조에 따라서 EU영국 간 탈퇴 시기 및 조건에 관련된 협상을 해야 하는데, 여기서 관건이 되는 것은 EU 단일시장에 남느냐 하는 문제다. EU는 회원국을 합쳐서 하나의 시장으로 본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유럽의 개별 국가가 아닌 EUFTA를 맺었다. EU하고만 맺으면 회원국에 다 적용된다. 영국EU는 탈퇴하되 EU 단일시장에는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 소프트 브렉시트, 즉 약한 브렉시트이고, EU 단일시장에서 아예 빠지는 것이 하드 브렉시트, 즉 강한 브렉시트다.

EU 단일시장 접근권은 당연히 영국으로서는 EU 탈퇴 이후에도 갖고 싶은 권리다. 이는 런던이 유럽의 금융 중심지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전통적으로 금융이 강하기도 했지만 런던에 법인이 있으면 EU 전체 시장에 별 제약 없이 접근할 수 있었는데, 하드 브렉시트가 되면 영국과 EU는 이제 별개 시장이 된다. 즉 런던에 있는 금융 회사들이 EU 시장에서 예전처럼 사업을 하려면 별개의 법인을 EU 안에 세우거나 아예 EU 안으로 이사를 가야 한다. 그래서 브렉시트 이후에 런던의 금융 회사들이 독일로 대거 이사가는 거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것.

그럼에도 영국의 메이 총리가 하드 브렉시트로 가려는 이유는 EU 단일시장에 남기 위해서는 자본, 인력, 상품, 서비스, 이렇게 네 가지의 이동 자유를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자본이나 상품, 서비스는 좋은데 인력은 싫다는 게 영국의 입장이다. 인력 이동의 자유는 EU 회원국민들이 다른 회원국으로 자유롭게 이동하고 일자리를 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찬성으로 결론 난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가 EU의 동유럽 회원국으로부터 밀려든 이민자 문제에 더해 중동 분쟁지역으로부터 밀려드는 난민 문제였다는 걸 생각해 보면 영국은 네 가지 이동의 자유 중 인력만 빼고 단일시장에 남았으면 싶어 하지만 EU를 주도하고 있는 독일프랑스를 비롯한 주요 국가들은 "어디서 단물만 빼먹으려고 그래? 체리피킹 즐~"이라고 맞받아치고 있다. 네 가지를 세트로 인정하든가, 아니면 다 포기하든가 하라는 얘기다. 결국 영국으로서는 EU 단일시장이라는 장점을 포기하더라도 인력 이동의 자유를 제약하는 하드 브렉시트를 선택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

결국 2017년 1월 17일에 메이 총리가 하드 브렉시트로 갈 것을 공개적으로 천명함으로써 영국EU에서 완전히 빠져나올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렇게 되면 EU에서 나온 것도 아니고 안 나온 것도 아닌 모호한 지위가 된다. 그러나 2018년 7월 들어서 메이 총리가 소프트 브렉시트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강경파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일단 브렉시트부 장관과 차관이 사퇴해버렸고, 브렉시트를 주도한 핵심 정치인 중 하나였던 보리스 존슨도 외무장관직에서 사퇴해버려서 자칫 메이 내각 전체가 흔들거릴 위기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