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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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국장 백반.

白飯.

한자 뜻을 그대로 풀어 보면 '흰 밥'이라는 뜻이다. 즉 흰쌀밥. 옛날에는 정말로 딱 이 의미로 쓰였는데, 예를 들어 조선시대 임금의 수라에는 항상 백반과 홍반(팥을 넣어 지은 찹쌀밥)이 올라왔다. 조선왕조실록의 숙종편을 보면 장희빈에 대한 '결안', 즉 최종 결정에 백반이 언급된다.[1]

“(전략) 의복을 들여간 뒤에 혹은 백반(白飯)이나 혹은 두병(豆餠)을 때때로 내보내었는데, 물어보았더니, ‘취선당의 신당(神堂)에서 기도할 때에 바친 물건들이다’라고 하였습니다.(후략)”


취선당은 장희빈의 거처로, 여기서 쌀밥이나 두병을 올려놓고 인현왕후를 저주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지금은 '백반'이라고 하면 밥, 국, 몇 가지 반찬으로 꾸며진 한상 차림을 뜻한다.[2] 여기에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음식이 곁들여지면 그 음식의 이름을 앞에 붙인다. 생선구이 백반, 찌개백반과 같은 식이다. 일본에서는 비슷한 개념을 '정식(定食, 테쇼쿠)'이라고 부른다.

밥집에서 음식을 시키면 보통 밥, 국 혹은 찌개, 밑반찬이 같이 나오므로 식사용 음식들은 기본적으로 백반이라 할 수 있다. 요즈음은 적당한 가격으로 집에서처럼 밥과 반찬으로 한 끼 할 수 있는 음식으로 인식된다. 사무실, 공장이 많은 지역에 '가정식 백반'집을 종종 볼 수 있는데, 그날 그날 음식의 구성이 바뀌는 식이다. 구내식당을 작게 음식점으로 옮겨놓은 셈이다. 보통은 기본 백반의 상차림에 생선구이고기구이[3] 정도로 구성한다. 메뉴를 백반 한 가지로 고정해 놓고 싸게 파는 전략을 쓰는 집이 많다.[4] 종종 평균적인 한 끼 음식값의 절반 혹은 그 이하로 싸면서도 구성이 괜찮은 백반집이 화제가 되고 방송을 타기도 한다. 게장백반과 같이 좀 가격대가 있는 백반도 있지만 이런 곳도 백반이 아닌 단품 요리로 파는 곳과 비교해 보면 가성비가 깜짝 놀랄 만큼 좋은 곳들이 많다. 여수에는 아예 봉산동에 '게장백반거리'가 있는데[5], 누가 전라남도 아니랄까봐 가격에 비해 엄청난 상차림과 남도다운 맛을 자랑한다.

비슷한 말로는 정식(定食)이 있다. 한식에서는 백반은 저렴한 이미지, 정식은 '한정식'과 같이 조금 고급진 이미지가 있지만 그냥 구분 안하고 쓰이기도 한다. 백반은 한식에서만 쓰이는 개념인데 반해 정식은 일식, 경양식 같은 곳에서도 쓰인다. 일본에서는 백반이라는 말은 쓰지 않고 정식으로 퉁친다.

각주

  1. "'백반(白飯)'은 흰밥이 아니다?", 서울정보소통광장, 2016년 1월 22일.
  2. '밥 먹는다'고 할 때 정말 딱 밥반 먹는 게 아닌 것과 비슷하다.
  3. 제육볶음 같은 다른 종류의 고기 요리도 나올 수 있다.
  4. 사무실 근처의 음식점 중에는 점심에는 백반 한 가지만 팔고 저녁에는 좀더 다양하게 식사나 안줏거리를 팔거나 하는 집도 종종 있다.
  5. "봉산동 간장게장 백반 골목", HER Report, 브런치, 2019년 3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