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반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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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21년 5월 17일 (월) 23:19 판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도록 만드는 반찬.

보통 한국의 상차림은 , 그리고 몇 가지의 반찬으로 구성된다. 가정집에서는 적게는 서너 가지, 많게는 열 가지에 가까운 반찬들이 놓이고, 음식점에서는 한정식 같은 것은 열 가지가 넘어간다. 이런 반찬들을 모두 그때 그때 만들 수는 없으니, 미리 많이 만들어 놓고 오랜 시간 꺼내 먹을 수 있는 여러 가지 반찬들이 발달했다. 요즘은 집집마다 냉장고가 있으니 보존 기간이 길어졌지만, 그래도 나물 같은 것들은 며칠 안에 먹어야 한다. 반면 밑반찬은 며칠은 기본이고 몇 주에서 몇 달, 심지어는 장아찌와 같은 것들은 몇 년씩 두고 먹기도 하고, 오래 숙성하면 더 맛있어지는 것들도 있다.

만드는 방법은 정말 다양하지만 기본은 적어도 며칠은 두고 먹을 수 있도록 보존성을 높이는 것이다. 우선 수분을 날려서 만드는 방법이 있는데 볶거나 튀겨서 만든다. 마른멸치볶음, 오징어 진미채볶음, 마른고추튀김 같은 것들이 그 예. 도 비슷하다. 앞의 몇몇 재료처럼 아예 재료 자체를 말려서 수분을 줄이고 조리하기도 한다. 소금이나 식초, 간장, 설탕 같은 것으로 액을 만들어서 절이는 방법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장아찌젓갈류. 액에다가 푹 담그는 것은 아니지만 김치 종류도 여기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자반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긴 하지만 김자반은 불에 졸여서 만드는 게 아닌 만큼 여기에 속한다. 간장을 주재료로 조림으로 만드는 방법도 있다. 위의 절임과는 달리 불에 졸여서 만드는 것이 가장 큰 차이. 쇠고기장조림, 메추리알장조림, 콩자반, 연근조림 같은 것들이 그 예.

일본츠케모노를 비롯한 여러 가지 밑반찬이 있지만 우리나라와는 다른 게, 일본은 보통 끼니 때마다 그 때 먹을 양만큼을 덜어서 그릇에 내는 반면, 우리나라는 요즘은 밀폐용기에 담아놨다가 끼니 때 용기째 꺼내서 펼쳐 놓고 먹고, 남은 것을 다시 냉장고에 넣는다. 그리고 대체로 일본츠케모노 정도를 빼고는 날마다 반찬을 해 먹는 편이지만 우리나라 가정은 국물이나 한두가지 메인 반찬만 그때 그때 하고 비슷한 밑반찬을 며칠 동안 먹는 게 보통이다. 처음 보는 일본인들은 이거에 꽤 충격을 받는 모양. 가수 김정민의 아내 타니 루미코도 한국에 와서 가장 놀랐던 것 중에 하나로 밑반찬 문화를 꼽았다. 한국 생활 초기에는 매일매일 똑같은 것만 먹기 싫다고 해서 부부싸움까지 하고 울었던 모양인데, 지금은 매번 음식 조리를 해야 할 필요가 없으니 편해서 좋다고 한다.[1]

요즈음은 밑반찬류는 슈퍼나 반찬가게에서 다양하게 살 수도 있고, 편의점에도 밑반찬들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일본 편의점은 정말로 별의 별 밑반찬들이 다 있어서 여기서 한상 잘 차려 먹을 수도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일본은 같은 밑반찬을 많이 해 놓고 며칠씩 먹는 문화가 아니라서 정말 한두끼 먹을 만큼만 소포장한 밑반찬들을 편의점에서 많이 판다. 우리나라의 웬만한 반찬가게를 방불케 할 정도로 종류가 다양한다.

서양에는 leftover라고 해서 먹다 남은 음식을 보관했다가 다시 먹거나 데워 먹기도 하지만 일단 반찬 문화가 별로 없으니 밑반찬과는 다른 개념이고 우리처럼 처음부터 며칠 먹을 요량으로 듬뿍 만들거나 하는 일도 드물다. 그냥 식은 피자나 데워먹는 수준. 그러나 어딜 가나 돈이 없으면 양 받은 거 싸게 사서 음식 만들어 놓고 주야장천 먹는 건 비슷하긴 하다.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