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맥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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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싹을 틔워서 만든 것. 맥아라는 말에 '보리(麥)'라는 말이 있어서 '밀맥아'라는 말이 이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자로 쓰자면 보리는 대맥(大麥), 은 소맥(小麥)이라고 쓰니까[1] ' 밀맥아'라는 말이 꼭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맥아를 만들기에 가장 좋은 곡물은 보리이긴 하지만 은 서양에서 주식으로 써 왔기 때문에 널리 재배했고 가격이 싸서 옛날부터 밀맥아도 많이 만들었다.

밀맥주를 만드는 데 많이 쓰인다. 발아 곡물로는 보리 맥아 다음으로 맥주에 많이 쓰인다.[2] 우리나에서 인기 좋은 그래서 오가든이 나오는 호가든이 그 대표격. 보리맥아보다 창백한 색깔과 특유의 시큼한 듯한 맛에 더해 은은한 단맛을 가진 독특한 풍미의 밀맥주가 나온다. 맑지 않고 뿌연 밀맥주가 많은 이유는 효모를 걸러내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보리 맥아에 비해 밀맥아에 글루텐을 비롯한 단백질 함유량이 높기 때문이다. 보리맥아로 만든 맥주보다 맛이 부드럽기 때문에 오렌지 껍질, 코리앤더 같은 과일이나 허브, 향신료와도 잘 어울린다. 반면 풍부하고 묵직한 맛과 향은 보리맥아보다 떨어지며 산도가 높아서 신맛이 좀더 부각되는 경향이 있다. 독일맥주순수령을 공표한 이유도 밀맥아를 만드느라 먹을 밀이 부족해서 그런 거라고 할 정도로, 유럽에서는 밀맥주가 인기가 좋다. 사실 맥주순수령 이후에도 독일에서는 밀맥주가 계속 나왔는데, 맥주순수령을 공표한 바바리아(지금의 바이에른 주) 공작의 가문이 데겐베르크 가문에게 귀족들이 소비할 밀맥주 독점 생산권을 줬기 때문이다. 주세법상 '맥주'는 보리로 만든 맥아를 사용하도록 되어 있지만 밀맥아를 사용한 것도 맥주로 인정한다.

알고 보면 우리나라에서도 녹말당분으로 바꾸기 위해 밀을 이용했다. 당화효소효모를 함께 가지고 있는 누룩의 주원료가 통밀과 밀기울이다. 우리 에는 맥아보다 누룩을 많이 썼다. 하지만 밀맥아와는 달리 누룩은 싹을 틔우지 않고 쪄서 만든다.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두면 누룩곰팡이, 곧 국균이 붙어서 당화효소를 만들기 때문에 자체를 싹 틔워 당화효소를 만드는 맥아와는 다르다. 역시 발효의 민족. 식혜을 만드는 데에는 별로 쓰이지 않았지만 요즘 나오는 엿기름을 보면 보리맥아 80%에 밀맥아 20%이 들어가는 제품이 많다.

각주

  1. 그래서 밀가루를 '소맥분'이라고 쓴 것을 식품 성분표에서 종종 볼 수 있다.
  2. 그밖에도 호밀, 귀리, 쌀도 발아시켜서 재료로 사용하지만 보리나 밀에 비하면 훨씬 마이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