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알코올 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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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21년 8월 1일 (일) 23:28 판

말 그대로 알코올이 없는 맥주. 영어로는 alcohol-free beer라고 한다.

카페인이 없어도 커피 특유의 쓴맛은 대부분 남아 있는 디카페인 커피와는 달리 알코올을 빼면 특유의 쓴맛이 사라지기 때문에 영 맹탕이 된다. 그런데 맥주는 주류 중에는 알코올 함량이 낮기 때문에 맛에 영향을 미치는 비중이 낮고[1], 맥주의 쓴맛은 알코올보다는 오히려 의 비중이 더 크기 때문에 잘 만들면 무알코올 주류 중에서는 그나마 마실만한 물건이 나온다.[2] 약간의 향료를 추가해서 그럭저럭 맥주와 비슷한 물건을 만든 제품도 있다.

보통은 맥주회사들이 무알코올 맥주도 함께 만들지만 독일의 클라우스탈러처럼 아예 무알코올 맥주만 전문으로 생산하는 회사도 있다. 최근에는 무알코올 맥주의 인기가 올라가면서 무알코올 맥주를 내놓는 회사들도 늘어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하이트, 카스, 클라우드가 무알코올 맥주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맛은 말오줌 그 이상... 최근에는 하이네켄, 칭따오와 같은 회사들이 국내에서 무알코올 맥주도 적극 마케팅을 하고 있어서 편의점에서 500ml 4캔에 1만원, 혹은 330ml 5캔에 1만원에 판다든가 하는 행사도 하고 있다.

물론 주요 타깃은 은 마시고 싶은데 마실 수 없는 사람들이다. 임산부, 운전을 해야 하는 사람, 알코올 분해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 등등. 술을 마시는 사람들 중에도 음주량을 적당히 조절하기 위해서 무알코올 맥주를 마시는 이들이 있다. 다만 임산부처럼 극히 민감한 사람들은 무알코올 맥주라고 해도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는 미량의 알코올이 있는 제품이 많으므로 반드시 알코올 함량을 확인해야 한다.

무알코올 맥주를 만드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3] 가장 전통적인 방식은 맥주를 가열하는 것으로, 에탄올의 끓는점이 물보다 낮은 것을 이용하여 에탄올만 끓어 증발할 정도까지만 온도를 올려서 알코올을 날려버리는 방법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맥주의 향과 맛을 내는 각종 휘발성 성분도 함께 날아가며 열 때문에 맥주의 성분도 변질될 수 있다는 점이다.[4] 이를 보완하기 위해 증류기 안의 압력을 진공에 가깝게 낮추는 감압증류 방식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러면 알코올의 끓는점이 낮아져서 열 변질 문제를 줄일 수 있다. 다른 한 가지 방법은 역삼투압 방식으로, 알코올과 물만 통과할 수 있는 초미세 멤브레인 필터로 알코올과 물을 걸러낸 다음, 남은 시럽에 다시 물을 타고 탄산가스를 주입해서 알코올 없는 맥주를 만든다. 어느 방식이든 순수한 알코올만 추출하는 건 힘들고 맥주 특유의 향도 일부 딸려나오므로 이를 보충하기 위해 맥아향과 같은 향료를 첨가한다.

우리나라의 주세법 제1장 제1조 나.에서는 알코올 함량이 1% 이상인 음료만을 주류로 간주하며, 알코올 함량이 0.5% 이하면 '무알코올 맥주'라고 표시할 수 있기 때문에[5] 미량의 알코올에도 민감하거나 위험한 사람들, 예를 들면 임산부들은 주의가 필요하다. 무알코올 맥주 중에는 알코올 함량을 0.0%, 또는 0.00%로 표기하는 제품들이 있는데, 이는 각각 0.1% 이하, 0.01% 이하라고 보면 된다. 이 정도 알코올 함량이면 과즙에도 있을 수 있으므로[6]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민감하다면 0.00, 아니면 확실하게 완전 무알코올로 표시된 것을 찾도록 하자. 0.0이나 0.00 표시가 없다면 0.5% 정도로 보면 되며, 잘 살펴보면 대부분은 알코올 함량이 표시되어 있다.

알코올 말고도 또 한 가지 확인할 필요가 있는 것은 '당류'다. 여기서 당류란 단순한 탄수화물을 뜻하는 게 아니라, 물에 녹아 있는 포도당이나 과당 성분을 뜻한다. 몸에 빠르게 흡수되므로 혈당치를 급격히 올리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라면 특히 주의가 필요하며, 비만, 충치의 원인이기도 하므로 많이 먹지 않는 게 좋다. 무알코올 맥주 중에 당류가 많이 들어 있는 것들도 있으므로 알코올 없다고 신나게 마시다가는 당류 과다섭취가 될 수 있다. 아예 당류까지 0인 제품도 있는데, 특히 일본에서는 산토리 올프리, 아사히 드라이 제로와 같은 제품이 적극 마케팅을 하고 있다.[7] 하이트 0.00도 당류 역시 0이긴 한데 맛이 너무 나쁘다는 게 단점.

무알코올 맥주는 주세법으로는 주류가 아니기 때문에 인터넷으로도 판매할 수 있다. 실제로 인터넷 쇼핑몰에 가서 검색해 보면 무알코올 맥주가 많이 나온다. 다만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는 판매할 수 없다. 로 분류되어 있지는 않지만 청소년들의 음주를 조장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 식생활 안전관리특별법에 따르면 과자나 음료를 비롯한 어린이 기호식품은 담배나 과 혼동을 일으킬 수 있는 포장을 금지하고 있으므로 여기에도 걸린다. 반면 술담배에 우리나라보다도 관대한 이웃 일본은 어린이용 맥주까지 나와 있다! 다만 당연히 알코올은 없고, 맛도 맥주와는 전혀 다른 포도맛이다. 인기가 많아지면서 콜라맛, 오렌지맛도 나왔지만 어쨌든 실체는 맥주와는 전혀 관계 없는 탄산음료이며, 카라멜색소와 탄산을 이용해서 때깔만 비슷하게 낸 것이다. 이들 제품은 카타카나로 ビール라고 쓰지 않고 히라가나로 びいる라고 쓰여 있다. 2003년에 처음으로 등장했는데, 이제는 산가리아와 같은 유명 메이커들까지 만들 정도이고[8] 심지어 흑맥주 버전까지 있다.[9]

주류가 아니므로 주세도 안 붙기 때문에 국산 무알코올 맥주는 일반 맥주보다는 싼 편이지만 수입 무알코올 맥주는 일반 소매점에서는 싸지 않다. 인터넷으로 사는 게 훨씬 이득이다.

참고로 진저에일, 진저비어와 같이 맥주 이름이 붙은 음료들이 있는데, 진저에일은 칵테일 용으로 많이 쓰이는 무알코올 음료이고, 진저비어는 알코올이 있는 맥주인 경우와 이름만 '비어'인 알코올이 없는 발효 음료로 나뉜다. 무알코올 진저비어로 유명한 제품으로는 호주의 번다버그(Bundaberg) 진저비어가 있으며 우리나라에도 수입되고 있다.

맛은... 아무래도 맥주보다는 떨어진다. 의 쓴맛이 있다고 하지만 알코올의 쓴맛과는 결이 다르며, 맥주에 들어 있는 탄산이 신맛을 내기 때문에 알코올이 빠진 맥주는 시큼한 느낌이 도드라진다. 그리고 물엿 맛이 도드라지는 무알코올 맥주들도 있다. 정말 못 먹을 물건들은 맥주와는 별 관계가 없는, 보리차에 식초를 살짝 탄 듯한 기이한 맛을 내기도 한다. 잘 만든 무알코올 맥주들은 이런 단점들을 나름 많이 보완해서 맥주와 근접한 물건을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진짜 맥주에 비해 맛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각주

  1. 물에다 증류식 소주알코올 도수가 5~6% 정도 되도록 타서 마셔 보자. 쓴맛은 별로 없고 오히려 미세한 단맛 같은 정도만 난다.
  2. 무알코올 와인도 나와 있긴 한데 거의 시큼한 포도 쥬스 수준이라... 증류주 계열은 아예 불가능하다. 알코올 맛을 대체할 만한 물질이 나온다면 모를까.
  3. "The Complete Lowdown On Alcohol Free Beers", Beer Cartel, 22 February 2017.
  4. 살균을 위해 맥주를 열처리하기도 하지만 이 때에는 오래 가열하지 않는 반면, 증류는 알코올을 다 날려보낼 때까지 가열시간이 훨씬 길다.
  5. 과일에도 효모가 붙어서 발효를 일으켜 미량의 알코올이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 정도 이하의 알코올 함량이면 자연 상태에서도 존재할 수 있다고 보는 것.
  6. 공기 중에 떠다니던 효모가 과일에 내려앉아서 알코올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 코끼리나 원숭이 중에도 이런 식으로 과일을 구덩이에 모아서 술이 되면 먹고 취하는 종류가 있으며, 인류가 술을 알게 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미생물에 대한 지식이 없던 옛날에는 이런 식으로 원액을 공기 중에 노출시켜서 술을 만들었다.
  7. 이들 무알코올 맥주는 알코올 0, 칼로리 0, 퓨린 0의 3단콤보를 적극 광고하고 있다.
  8. "こどもののみも", SANGARIA.
  9. "黒ガキびぃる", 共親製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