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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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20년 7월 26일 (일) 20:44 판

豆腐.

을 갈아서 즙을 낸 뒤에 콩의 단백질을 응고시키는 작용을 하는 간수를 넣고 물을 짜내면서 익혀 굳힌 것. 콩을 이용한 대표적인 음식. 영어권에서는 토푸라고 한다. 일본어 토후(とうふ)가 서양으로 건너간 것. 이런 식으로 일본어 이름이 영어권 이름으로 굳어진 게 많다. 해일을 뜻하는 쓰나미 같은 말도 그러한 예에 속한다.

어느 나라가 시초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중국이 기원이라는 주장도 있고 한국이 원조라는 설도 있는데, 아무튼 역사가 무척 긴 음식이다.

만드는 과정

먼저 콩을 불려서 삶은 다음 간다. 옛날에는 당연히 맷돌을 주로 사용했는데, 요즘도 직접 두부를 만들어 파는 일부 식당은 전통 방식으로 만들었다는 것을 내세우기 위해 맷돌을 사용하기도 한다. 다만 사람이 일일이 시간 들여서 갈기는 힘드니 전동식 맷돌을 사용하는 곳이 많다.

갈아낸 콩은 면보에 넣고 콩물을 짜낸다. 이 때 면보에 남는 찌꺼기가 비지. 짜낸 콩물은 다시 끓여준 다음 간수를 넣어주면 단백질이 응고되어 굳기 시작한다. 어느 정도 굳으면 포슬포슬한 덩어리들이 만들어지는데 이 상태가 순두부다. 이 순두부를 틀에 넣고 위에 판을 얹은 뒤, 돌 같은 무거운 것으로 눌러주면 수분이 빠지면서 모양이 만들어지고 굳으면서 두부가 만들어진다. 몇 가지 도구만 있으면 집에서도 조금씩 만들어 쓰기는 어렵지 않다.

종류

두부도 알고 보면 종류는 상당히 다양하다. 일단 두부를 굳힐 때 틀에 넣고 모양을 잡지도 않고 물도 짜내지 않아서 묵 같은 형태가 아니라 덜 단단한 작은 덩어리들로 된 것이 순두부로, 주로 찌개를 끓일 때 많이 넣고 강원도 영동지방에서는 그냥 물에 끓여서 간장 양념장과 함께 먹는다. 요즈음은 순두부라는 이름으로 긴 폴리에틸렌 주머니에 든 제품들도 있는데 이건 엄밀히 말하면 순두부가 아니라 연두부에 가깝다.

히야얏코.

일본에서 많이 먹는 연두부는 틀에 넣고 굳힐 때 물을 적게 짜낸 것. 우리가 먹는 두부보다 훨씬 부드럽고 보통은 간단하게 양념장만 얹어서 먹는다. 최근에는 다이어트식으로도 인기가 좋아서 작은 크기로 포장하고 양념장을 곁들인 연두부 제품들도 나온다. 일본에서는 차가운 연두부에 양념장을 얹어서 먹는 것을 히야얏코(冷奴)라고 하며, 대중 이자카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안줏거리다. 요리 재료로도 종종 쓰이는데 가장 잘 알려진 게 아게다시토후.

그밖에 두부를 만들 때 다른 재료를 넣어서 맛을 낸 것들도 있다. 검은 깨를 넣은 깨두부, 그리고 일본에서 많이 먹는 것으로 차가운 상태로 그대로 먹는 토마토두부와 같은 것들이 그 예로, 생각보다 다양한 재료들을 넣을 수 있다.

현대에 들어와서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전두부라는 것도 등장했다. 콩을 곱게 갈아낸 다음 비지를 따로 분리하지 않고 통째로 두부로 만든 것으로[1], 콩의 영양성분을 더 많이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식감은 일반 두부보다는 좀 뻑뻑하고 그냥 두유를 굳혀먹는 듯한 느낌이 있다.

요리

한중일을 중심으로 널리 사랑 받는 식재료다. 우리나라는 주로 국의 건더기로 즐겨 쓰인다. 찌개 종류에 두부가 빠지면 정말 섭하다. 완전히 굳히지 않은 순두부찌개 재료로 사랑 받는다. 대체로 주연이라기보다는 조연 노릇을 많이 하는 재료로, 집에서 볼 수 있는 요리로는 두부를 부쳐서 간장 양념을 찍어 먹는 두부부침, 한 번 부친 두부에 간장과 고춧가루를 사용한 매운 국물에 조리는 두부조림 같은 것들이 있다. 두부를 부쳐서 조리면 잘 부스러지지 않고 맛도 더욱 고소해진다. 참고로 두부를 부칠 때에는 들기름을 쓰면 잘 어울린다. 충청도에는 두루치기의 일종으로 두부를 주 재료로 하는 두부 두루치기가 있다. 요즈음은 몇몇 대기업 생산 두부가 부침용과 찌개용으로 구부해서 나온다. 찌개용은 잘 부스러지 않도록 좀 더 단단하게 만들고, 부침용은 부치면서 겉이 익어 모양이 잡히므로 덜 단단하고 더 부드럽게 만든다.

그냥 두부 그대로도 많이 먹는다. 주로 간장 양념장에 찍어먹는다. 갓 만들어서 따끈한 두부는 정말로 맛있으며, 두부를 물에 삶은 다음 썰어서 그냥 먹기도 한다. 그냥 두부만으로도 막걸리 술안주로 잘 어울려서, 번거롭게 요리할 필요 없이 그냥 두부에 김치 하나 놓고 막걸리를 마시기도 한다. 이게 조금 더 발전하면 술집에서 볼 수 있는 안주인 두부김치다. 돼지고기김치를 볶아서 두부와 함께 내는 음식이다.

또한 만두속을 만들 때도 으깬 두부가 들어간다.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내는 데다가 고기와도 잘 어울리고, 또 익히면 다시 굳어서 속의 모양을 잡아 주기도 한다. 만두속과 비슷한 재료로 만드는 동그랑땡에도 필수 재료. 북한 지방 쪽 만두고기가 적고 두부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먹어보면 속이 단단하다.

사찰 음식에도 즐겨 쓰이는 재료다. 고기를 먹지 않는 스님들에게는 가장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기 때문에 빼놓을 수 없는 게 이고, 그 중에서도 담백하기도 하고 부드럽게 소화도 잘 되기 때문에 나이 들어 소화력이 떨어지는 노스님들도 부담 없이 드실 수 있는 게 두부라서 여러모로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식재료다.

두부를 만드는 과정에서 을 갈은 다음에 천에 걸러서 즙을 짜내고 남은 찌꺼기가 비지다. 돼지고기김치를 같이 넣어서 걸쭉한 찌개를 끓이기도 하고 먹을 사람 없으면 사료로 쓰기도 한다. 옛날에는 정말로 두부를 짜낸 찌꺼기를 먹었기 때문에 맛이 없었지만 요즘 시중에서 팔리는 비지는 즙을 짜내지 않고 콩을 갈아서 그대로 담은 것이라 진짜 두부 찌꺼기보다는 맛있다.

중국에서도 두루두루 쓰이는 요리로, 한국과 일본의 중화요리점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마파두부가 가장 널리 알려진 중국식 두부 요리. 양꼬치집에 가면 주문할 수 있는 말린 두부볶음 역시도 우리나라에 웬만큼 알려져 있다. 두부를 발효시킨 취두부 역시 명성이 자자한데, 맛보다는 악취 때문에 유명하다. 발효가 아니라 거의 썩히는 수준이라 냄새가 장난이 아니며, 맛은 더욱 심해서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토나올 정도.

한편 중국 남부 쪽에서는 두부를 디저트로도 즐겨 먹는데, 중국 남부나 대만에 가면 도우화(豆花)라는, 연두부에 단팥이나 과일, 연유 같은 달달한 것들올 올려서 먹는 디저트가 유명하고, 최근에는 대만 디저트 열풍을 타고 한국에서도 볼 수 있다. 연두부 또는 순두부와 같은 정도로 연한 묵 같은 두부를 사용하기도 한다.

일본에서도 무척 애용하는 재료다. 영어권에서 두부를 뜻하는 tofu는 일본어 とうふ에서 나온 것이다.[2] 각종 나베 요리의 건더기로도 종종 들어가고 아게다시토후처럼 두부가 주 재료인 요리들도 있다. 특히 연두부를 많이 사용한다. 못치리토후(もっちり豆腐)라는 것도 있는데, 이건 콩이 아니라 우유와 칡전분, 생크림과 같은 재료를 써서 겉보기에는 마치 두부처럼 보이도록 만든 것이다. 설탕을 넣어서 달게 만드는 게 보통이며, 간장 양념을 끼얹어서 먹는다.

서양 사람들은 종종 치즈와 비교한다. 색깔이 하얗고 말랑말랑한 모습이 서양 사람들에게는 치즈와 비슷하게 보이기 때문. 우유나 크림에 레닛을 넣어서 굳히는 치즈와, 두유에 간수를 넣어서 굳히는 두부가 만드는 방법에서 비슷한 구석이 있기도 하다.

각주

  1. 콩 전체를 두부로 만들었다고 해서 전(全)두부라고 부른다.
  2. 일본에서 일식의 세계화를 일찌감치 정부 차원에서 열나게 밀어주다 보니 원래 일본이 원조가 아닌 음식이나 식재료조차도 일본어를 알파벳으로 적은 이름이 영어 단어로 정착된 경우가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