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메시/킷사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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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16년 9월 16일 (금) 23:46 판

나고야 하면 많은 사람들이 꼽는 것 중에 하나가 킷사텐 문화다. 일본이야 어딜 가도 킷사텐이 널려 있지만 이 동네의 특징은, 특히 아침시간에는 엄청난 서비스가 따라온다는 것. 커피 한 잔만 시켜도 배부른 아침을 즐길 수 있다. 도요타가 주변에 있다 보니 워낙에 자동차 문화가 발달해 있는 곳이 나고야다. 교통사고 전국 1위는 보너스. 아침 저녁으로는 교통지옥인지라 아예 아침 일찍 차 끌고 나와서 킷사텐에서 시간 때우다가 출근하는 사람이 많고, 이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는 킷사텐들의 경쟁이 결국 서비스 퍼주기 경쟁으로 이어진 것. 교통지옥도 모자라서 찻집지옥이다. 사실 둘 다 차와 관계가 있다.

이미 1960년대부터 나고야역 주변이나 사카에 같은 번화가는 물론 신흥 주택가에서도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져서 아침에 공짜 서비스가 제공되었다. 커피 가격도 경쟁이 붙어서 1970년대 후반에는 한 잔에 200엔 선이 깨지고 심지어 140엔까지 내린 가게들까지 등장했다고 신문에 대서특필 될 정도였다. 더 골때리는 건 아침에는 이 가격에 공짜 음식 서비스까지 들어간다는 것. 이쯤 되면 같이 망할 판이라 업자들끼리 대화해서 좀 자제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다 죽게 생겼다 이놈들아! 2015년 기준으로는 가장 기본인 블렌드 커피 한 잔이 대략 400엔 정도에 형성되어 있다.

코메다커피(Komeda's Coffee)의 모닝 세트 메뉴.

위 사진은 나고야 지역에서 위세를 떨치고 전국으로 매장을 확장하고 있는 체인점인 코메다커피(Komeda's Coffee)의 모닝 세트 메뉴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가격이 없다... 세트 사진 위에는 '좋아하는 음료를 주문하면 토스트와 A~C 중 무엇이든 하나가 무료입니다'라고 쓰여 있다. 아침 11시까지는 400엔짜리 블렌드 커피만 시켜도 정말로 저 세 가지 중에서 하나를 그냥 골라 먹을 수 있다. 에 뭘 발라먹을지는 마가린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200엔을 더 주면 미니샐러드까지 먹을 수 있는데, 그래 봐야 커피값 400엔과 합쳐서 600엔이다. 도쿄 같은 다른 대도시의 킷사텐에서 저 정도를 먹으려면 못해도 700~800엔은 줘야 한다. 코메다커피콘파루 같은 이 지역 기반 체인점은 물론 독립 운영되는 킷사텐도 예외는 아니다. 가게에 따라서는 추가 요금을 좀 더 내면 오믈렛을 비롯한 더 근사한 아침식사를 즐길 수 있는 메뉴도 갖추고 있다. '더 근사한' 아침도 대략 550~600엔 정도 가격대로 형성되어 있다. 게다가 이용권을 10장 단위로 파는 카페도 많아서, 이렇게 사면 10~20% 더 저렴해진다. 잠깐 여행 가서 아침을 열 번이나 먹을 일은 없겠지만 여러 명이 간다면 10장 단위 이용권도 생각해 볼만하다.

일본 나고야 마루노우치역 근처 카페 <레온(レオン)>의 아침 오믈렛 세트. 2015년 말 기준으로 이게 몽땅 550엔(커피 400엔 + 추가요금 150엔)이다. 우리나라 같으면 만 원은 받아먹었을 거다. 물론 이 가게에는 커피값만으로 제공되는 서비스 음식도 있다.

맥모닝 따위는 나가 죽어라.

굳이 나는 아침에는 꼭 을 먹어야겠어! 라고 생각하지 않는 한은, 나고야에 갔을 때는 저렴한 호텔의 아침식사는 미련 두지 말고 나가서 킷사텐을 찾자. 문제는 귀차니즘.

두툼한 토스트 위에 단팥을 얹어서 먹는 오구라토스트(小倉トースト)가 이 일대에서 유명하다. 모든 카페에서 다 제공하지는 않지만 코메다커피콘파루 같은 유명 체인점에도 들어 있고 그밖의 카페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자세한 것은 해당 항목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