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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y:일본의 도시]]

2023년 1월 21일 (토) 09:17 판

長崎市。

일본 큐슈 나가사키현에 있는 도시로 현청 소재지이기도 하다.

1945년에 히로시마시와 함께 1945년에 원자폭탄을 맞은 도시로도 잘 알려져 있다. 원래는 키타큐슈시에 투하하려고 했고 여의치 않으면 나가사키시에 떨어뜨리려고 했는데 날씨에다 키타큐슈의 방해공작으로 포기하고 나가사키에 떨어뜨린 것. 이곳에도 히로시마시처럼 원폭 투하 지점에 평화공원이 조성되어 있으나 히로시마에 비해 서쪽으로 많이 치우친 곳이기도 하고, 외지에서 오기에 교통도 불편하기도 하고, 히로시마보다 인명피해도 적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좀 덜 부각되는 편이다.

글로버가든에서 바라본 나가사키시의 풍경.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고지대가 꽤 있으며 이를 따라서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마치 우리나라의 부산을 연상하게 하는 느낌으로, 일본에서도 나름 독특한 분위기다.

볼거리

오우라천주당의 정면 모습.

일본에서 가톨릭 신자 비중이 월등한 지역인만큼 가톨릭 유적지 및 성당이 시내 도처에 있다. 그 중 오우라천주당은 일본 국보로 지정되어 있고 그러다보니 성당에 입장하려면 입장료를 내야 한다.[1] 그리고 미사 시간에는 성당 내부를 볼 수 없다. 평일은 어차피 미사 시간이 일반 관람시간 바깥이라 문제가 없지만 일요일은 오전에 일부 겹치므로 미리 확인해야 한다. 오우라천주당으로 가고 싶으면 구 홍콩상하이은행(HSBC) 나가사키지점 쪽으로 걸어서 올라가는 방법이 있고 경사형 엘리베이터를 타고 글로버정원 쪽으로 올라간 다음 오우라천주당 쪽으로 내려가는 방법이 있다. 후자 쪽이 더 편할 것 같지만 이정표를 잘 보고 가야 하는 데다가 내려가는 계단이 좁고 촘촘해서 조심해야 한다. 오우라천주당이 그리 높은 곳에 있는 것도 아니고 구 HSBC 쪽 길이 상점가로 잘 꾸며져 있어서 관광객들은 대부분 이쪽으로 간다.

신치중화가 북문.

지금은 무역항의 위치는 하카타항을 비롯한 대도시권 항구들에게 넘겨주고 나가사키항은 많이 위상이 쭈그러덜었지만 국제 교역이 일찌감치 문이 열리고 멀리 유럽과도 수백 년을 교역했던 만큼 이국적인 모습들이 도시 곳곳에 남아 있다. 먼저 유학 또는 일 때문에 이곳으로 건너온 중국인들도 많았던만큼 큐슈에서 가장 유명한 차이나타운인 신치츄카가이(新築中華街, 신치중화가)가 있다.

오란다자카의 표석.

서양식 건물들도 많아서 앞서 언급한 가톨릭 성당들 말고도 네덜란드인들을 비롯한 유럽인들이 거주하던 서양식 주택들을 볼 수 있는 오란다자카(オランダ坂, 네덜란드고개) 쪽으로 가면 러셀기념관, 히가시야마테 서양식 주택과 같은 예스러운 서양 건물들을 볼 수 있다. 글로버정원, 구 홍콩상하이은행 나가사키지점 역시 잘 알려진 서양식 건축물이다. 한 때 외국인들을 강제로 격리 이주시켰던 부채꼴형 인공섬 데지마 역시도 지금은 더 이상 섬이 아니지만 당시의 부채꼴형 지형과 유럽식 건물들은 남아 있다. 이런 곳들은 대부분 신치중화가에서 걸어서 볼 수 있는 곳들이다.

나가사키 평화공원의 원자폭탄 낙하 중심지.

히로시마와 함께 원자폭탄이 투하된 도시였던만큼, 여기에도 원폭 투하지점을 중심으로 평화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물론 히로시마처럼 철저한 피해자 코스프레인지라 한국인 입장에서는 썩 달갑지 않을 수도 있다. 이곳에는 한국인 희생자를 추모하는 위령비가 두 개 있다. 하나는 1979년에 나가사키 원폭 투하 당시 한국인들의 피해를 밝혀낸 오카 마사하루 목사의 주도로 양심적인 일본인들이 자발적으로 세운 '나가사키 원폭 조선인 희생자 추도비'이고, 하나는 2021년에 재일본대한민국민단이 세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다. 그런데 1979년에 세운 추도비가 세워졌을 때에는 조총련 측만 참석하고 민단은 참석하지 않았는데, 추도비에 '한국인'이 아닌 '조선인'이라고 쓰여 있었던 게 주된 원인이었다. 하지만 추도비를 세운 일본인들은 어디까지나 원폭이 떨어졌을 때에는 아직 한국이 아닌 조선이었다고 보았기 때문에 그렇게 쓴 것일 뿐, 북한이나 조총련을 뜻하는 의미가 아니다.[2]

우라카미천주당 바깥에 있는 피폭 성인상.

또한 인근의 천주교 성당인 우라카미천주당도 원폭으로 거의 폐허가 되다시피 큰 피해를 입었는데, 1980년에 복원되었으며 이곳에 가면 원폭 투하 때의 잔해들을 전시하고 있다. 특히 성당 안에는 머리만 남은 채 발견된 '피폭 성모상'이 전시되어 있다. 단, 엄연히 천주교 성당이므로 경건한 분위기를 지켜야 하며 성당 안에서는 사진 촬영은 금지되어 있다. 일반 관광객들은 가장 뒷부분에서만 내부를 관람할 수 있도록 통제하고 있다. 성당 바깥에도 원폭 투하로 피해를 입은 여러 성물들을 전시하고 있고, 파괴된 종탑도 그대로 두고 있다. 오우라천주당과는 달리 입장료는 없고 성당 안에 헌금함이 놓여 있지만 돈을 낼지는 전적으로 자유다.

먹을거리

신치츄카가이는 우리나라 짬뽕의 원류이자 우리에게도 한때 라면으로 이름은 친숙한 나가사키 짬뽕, 그리고 튀긴 면에 걸쭉한 국물과 건더기를 부어 먹는 사라우동의 발상지로 잘 알려져 있다.

<분메이도>의 여러 가지 카스텔라 상품들.

중화요리 말고도 먹을거리로 유명한 걸 꼽으라면 단연코 카스텔라. 포르투갈에서 전파되어 나가사키시에서 나름 방식으로 발전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미 17세기부터 지금까지도 영업하고 있는 후쿠사야가 카스텔라를 만들 정도로 역사가 깊다. 그밖에도 분메이도, 쇼오켄, 나가사키도를 비롯한 수많은 카스텔라집들을 볼 수 있다. 나가사키에 가면 일반 가게에서도 카스텔라를 살 수는 있지만 제대로 된 걸 먹어보려면 앞에서 이야기한 네임드를 찾아보자. 600g에 1천 엔 정도로 가격은 좀 나가지만 맛은 확실하다. 후쿠사야나 분메이도 같은 경우 알이 굵은 설탕인 자라메를 밑에 깔고 카스텔라를 만드는데 이게 나가사키 카스텔라의 특징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다 자라메를 쓰는 건 아니다. 일본 관광을 다녀온 사람들을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점점 알려지면서 최근에는 한국에서도 '나가사키식 카스텔라'라는 이름을 달고 나오는 것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또한 여러 가지 일본식 경양식을 한 접시에 푸짐하게 담아내는 토루코라이스도 나가사키가 원조로 알려져 있다. 지금은 다른 지역으로도 많이 퍼져 나가서 조금씩 다른 모습의 토루코라이스도 있지만 기본은 돈카츠, 스파게티, 카레라이스 또는 필라프 3종 세트에 다양한 추가 음식을 올리거나 소스 같은 것에 변화를 주는 방식이라 한 레스토랑에서 수십 종류, 심지어 100가지가 넘는 토루코라이스를 팔기도 한다.

교통

옛 나가사키역 선로 종점.

철도교통의 중심지는 물론 나가사키역. JR큐슈특급 카모메 열차를 운행하고 있으며 열차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1시간 50분에서 2시간 정도 걸린다. 이 구간의 경쟁자로는 고속버스 큐슈호가 있다. 시간은 30분 정도 더 걸리지만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경쟁하고 있다. 그러나 큐슈신칸센 나가사키 루트가 개통되면 소요시간 면에서 많이 밀릴 것이다. 다만 나가사키 루트가 언제 개통될지는 채산성과 지자체간 알력 속에 일정이 안갯속이라...

나가사키시 노면전차.

시내 교통은 버스와 노면전차가 담당하고 있다. 버스는 구간에 따라 요금이 다르며[3] 전차 요금은 구간 관계 없이 성인 기준으로 170엔이다. 전차 자체도 느리고 신호 체계도 구식이라서 버스에 비하면 특히 시내나 분기점에서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 그만큼 나름 옛 정취 비슷한 게 있어서 관광객들에게는 인기가 있다. 시내버스는 SUNQ패스로 탈 수 있지만 노면전차는 불가능하므로 주의. 교통카드로는 타 지역과 호환이 안 되는 나가사키 스마트카드가 쓰였으나 2020년 봄부터 나가사키 니모카 카드를 도입하므로 전국호환이 가능해졌다.

항공 교통은 인근 오무라시에 있는 나가사키공항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국내선 위주 공항으로 국제선은 에어서울이 2016년부터 인천-나가사키 노선을 주 4회 운항하고 있었지만 탑승률이 70%를 넘긴 적이 없다 보니 2019년 4월부터 운휴에 들어갔고 2019년 일본 불매운동 여파까지 겹쳐서 사실상 폐지 수순에 들어갔다.

각주

  1. 박물관 관람료 포함.
  2. "나가사키 원폭 최대 1만명 희생…76년 만에 한국인 위령비", 한겨레, 2021년 11월 7일.
  3. 따라서 현금으로 내려면 뒷문으로 탈 때 정리권을 뽑아서 가지고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