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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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를 반으로 갈라 석쇠에서 구운 요리. '고갈비'라는 이름은 고등어+갈비의 합성어다. 부산 일대에서는 그냥 고등어구이를 고갈비라고 부르는데 반해, 그밖에 지역에서는 고등어구이에 양념장을 얹은 것을 특정해서 고갈비라고 부른다.[1] 위 사진의 고갈비는 여러 가지 형태의 고갈비 중 하나인데, 부산 경남 바깥 지역에서는 그냥 고등어구이가 아니라 위에 양념장을 얹은 것을 고갈비라고 생각한다.

부산어시장은 전국 고등어 유통량의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고등어가 풍부하므로[2][3] 고등어를 이용한 요리가 발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특히 가난했던 시절에 서민이나 학생들처럼 특히 주머니가 가벼웠던 사람들은 값싼 고등어를 배를 채우기 위해 또는 술안주로 많이 찾았는데, 이런 와중에 고갈비라는 음식이 등장했다. 고갈비라는 이름이 등장한 것은 1960년대에 부산 중구 광복동의 ABC 마트(옛 미화당 백화점) 뒤편에 있는 '고갈비 골목'의 <할매집>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고갈비라는 이름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고등어에 기름이 많다 보니 구울 때 연기가 많이 나고, 이 모습이 마치 돼지갈비를 굽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는 설이 있는가 하면, 고등어를 갈비처럼 구워서 먹기 때문에 붙었다는 설도 있고, 주로 학생들이 먹었기 때문에 '높을 고(高)'를 붙여서 고갈비라고 불렀다는 설도 있다.[1] 또한 살점을 다 먹고 나서 뼈를 두 손으로 잡고 뼈에 붙은 살을 뜯어먹는 모습이 갈비를 뜯어먹는 것과 비슷한 데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4]

고등어는 소금에 절이지 않은 날고등어를 사다가 반으로 가르고 내장을 정리한 다음 소금을 뿌려서 여섯 시간 정도 숙성한다.[5] 숯볼이나 연탄불 위에 석쇠를 놓고 고등어를 구우면 끝. 구운 고등어 위에 간장, 고추장, 대파, 마늘과 같은 재료로 만든 양념장을 얹을 수도 있다.

원래 부산 일대에서 배를 갈라서 펼쳐 구은 고등어구이를 뜻하는 말이기 때문에 이런 고등어구이를 누가 처음 시작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고갈비'라는 말을 처음으로 내건 곳은 광복동 고갈비골목에 있는 <할매집>으로 알려져 있다.[4] 광복동 고갈비골목은 1900년대까지만 해도 골목 안이 고등어 굽는 연기로 꽉 차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조금씩 쇠락하기 시작해서, 한때 12개나 있던 고갈비 가게가 거의 사라졌다. 원조 대접을 받던 <할매집>마저도 2021년에 폐업했고, 유일하게 골목을 지키고 있던 <남마담>[6]도 건물주가 직접 장사하겠다고 해서 원래 주인이 영업권을 넘긴 이후로는 리모델링을 이유로 그냥 휴업 중이다. 대신 부산 서구에서 고갈비골목을 새로 조성했는데, 고등어 유통이 주로 이루어지는 공동어시장이 서구에 있기 때문. 2023년 기준으로 고갈비 전문식당 아홉 곳이 영업하고 있다.

각주

  1. 1.0 1.1 "고갈비", 부산역사문화대전.
  2. 다만 2023년 들어 고등어 위탁판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고등어 선단인 대형선망수협이 부산에서 이탈할 조짐이 보이고 있다.
  3. "[단독] 고등어도 ‘탈부산’… ‘텅 빈’ 공동어시장 현실화되나", 부산일보, 2022년 10월 25일.
  4. 4.0 4.1 "광복동 ‘고갈비 골목’에서 고등어 굽는 냄새 사라졌다", 부산일보, 2023년 1월 9일.
  5. 소금을 뿌려 숙성하니까 자반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오래 염장하지는 않으므로 자반만큼 살이 단단해지지는 않는다.
  6. 간판에는 '고갈비'를 내걸고 있는데 안에 들어가 보면 메뉴는 '고등어구이'로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