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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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19년 7월 31일 (수) 09:56 판

면을 말려서 보존성을 높인 것.

국수를 뽑은 다음 이를 말리면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보존성이 높아지고 부피도 줄어들게 된다. 이 상태에서는 딱딱해지고 힘을 주면 부러진다. 물에 삶으면 수분을 회복하면서 다시 부드러운 국수가 된다.

예전부터 흔히 볼 수 있던 소면이나 중면 같은 것들이 건면에 속한다. 80년대 쯤만 해도 동네에 국수 만드는 공장이 있어서 국수를 널어놓고 말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라면은 대세가 유탕면이지만 일부 건면도 있다.

기름에 몇 분만 튀기고 기름만 빼면 완성되는 유탕면에 비하면 말리는 시간이 필요하므로 생산성은 조금 떨어진다. 그래도 건면 국수값은 여전히 싼 편. 라면보다 면발도 얇고 곧게 펴져 있기 때문에 잘 부러져서 보관이 불편하고 조리 시간도 길다. 끓일 때 거품이 많이 생겨서 작은 냄비로는 끓이기 어렵다는 난점이 있다. 대신 기름기가 없으므로 유탕면보다 확실히 칼로리는 낮다. 다만, 밀가루 건면이라면 국수 자체의 탄수화물이 많으므로 일단 기본 칼로리는 많은 편. 한편 보존성이라는 면에서도 생각해 볼 여지는 있는데, 유탕면은 포장이 잘 되어 공기와 차단이 잘 이루어져 있으면 보존성이 좋지만 공기와 접촉하면 기름이 산패를 일으키기 때문에 보존성이 떨어진다. 기름을 쓰지 않는 건면은 이런 면에서는 유리하다. 시장이나 슈퍼마켓에서 파는 큰 포장 건면을 를 보면 국수를 종이로 단단히 둘러서 포장한 것을 볼 수 있는데 공기와 접촉해도 보존성에 큰 문제가 없기 때문. 유탕면은 이렇게 못 한다.

당면도 건면에 속하며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파스타 국수도 건면이 대부분이다. 레스토랑에서 생면을 직접 만들어 쓰거나 포장된 생면이 제품으로 팔리기도 하지만 파스타의 절대 다수는 건면으로 만든다. 무조건 생면이 고급인 것도 아니라서, 파스타의 종류에 따라서 생면이 맞는 것과 건면이 맞는 게 있다.

호화건면

호화로운 건면이라는 뜻이 아니라 호화(糊化)다. 여기서 호(糊)는 풀을 뜻한다. 즉 국수에 함유된 녹말에 열과 물을 가해서 풀과 같은 상태로 만든 것이다. 시중에서 전분을 사면 찰기가 전혀 없는 가루 상태인데, 이것을 베타 상태라고 한다. 여기에 수분과 열을 가하면서 저으면 풀처럼 끈적해지는데 이를 알파 상태라고 한다. 즉 호화건면은 면 안에 있는 베타 전분을 알파 전분화한 것으로, 이것을 그늘에 말리거나 바람으로 속성 건조하면 호화건면이 된다. 호화건면을 만들 때에는 밀가루전분을 섞어서 쓰며, 이를 소금물에 반죽한 다음 압출해서 국수가락을 빼낼 때 가열을 해서 녹말을 알파화 시킨다. 뽑아낸 국수는 바람을 쐬어 물기를 날린 다음 어두운 곳에서 몇 시간 숙성해서 남은 수분이 고르게 퍼지게 하고, 다시 열풍건조 또는 냉동건조해서 완전히 말린다. 흔히 보는 라면처럼 꼬불꼬불하게 면발을 만들기도 한다.

호화건면은 녹말이 알파화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 건면에 비해서 빨리 익는다는 장점이 있다. 호화건면은 그냥 건면에 비하면 먹을 수 있을 만큼 익히는 속도가 빠르고 거품도 적게 나는 편이라 기름기 적은 담백한 맛이 어울리거나 낮은 열량을 내세우는 라면류, 특히 끓이는 라면에 비해 낮은 온도의 물에서도 익어야 하는 컵라면류에 쓰인다. 하지만 열풍으로 말리고 숙성하는 시간이 유탕면보다는 오래 걸리기 때문에 생산량에 한계가 있다는 문제도 있고, 유탕면의 기름 번질번질한 고소함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아서 칼국수 라면이나 저칼로리를 표방한 몇몇 라면에만 쓰일 뿐이다.

건면으로 만든 라면을 끓을 때에는 권장 조리시간을 꼭 지켜야 한다. 유탕면은 권장 조리시간보다 조금 짧게 끓여서 꼬들꼬들하게 먹는 쪽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건면 이렇게 하면 꼬들꼬들한 게 아니라 그냥 먹기가 불편한 수준이다. 또한 유탕면처럼 기름 코팅이 되어 있는 게 아니라서 뭉치기 쉬우므로 한 두 번은 휘저어서 면을 풀어주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