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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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18년 10월 15일 (월) 02:24 판

석유 제품에 붙는 세금. 특히 주유소에서 파는 기름에 붙는 세금 종합선물세트.

어느 나라나 제품에 세금은 붙이게 마련이고, 특히 다른 제품들보다 세금이 비싸다. 이를 통해서 석유 소비를 억제하자는 의미가 있다. 특히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우리나라에서는 세금을 통해서 소비를 적절하게 억제하는정책이 필요하긴 하다. 게다가 요즘은 지구온난화 문제로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자는 분위기가 전 세계에 형성되어 있으니.

하지만 원유 가격이 내려가면 기름값도 좀 싸지면 좋은데. 그렇지 못한게 현실이다. 옛날에야 자가용 끌고 다니는 게 돈 많은 사람들 얘기지만 지금은 그렇지도 않고, 생계 때문에 차를 쓰는 사람도 많다. 예를 들어 트럭 행상, 택배 기사, 영업사원들은 어쩔 수가 없다. 그리고 저소득층은 난방이나 취사에 등유를 많이 쓰지만 아파트는 전기 아니면 도시가스다. 그러니 석유값 변동에 저소득층이 더 민감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석유에 붙는 세금은 크게 세 가지다. 교통세(교통에너지환경세), 교육세(교통세의 15%), 주행세(교통세의 26%)가 붙는다. 교통세는 정액제라서 기름값에 연동되지 않는다. 다른 두 가지 세금은 교통세에 연동되어 있으므로 결국 전체 유류세가 정액제다. 2009년 11월 19일에 리터 당 745.89원으로 고정된 이후로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게다가 전체 석유 가격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반이 넘는다. 그러니 원유 값이 싸져도 유류세는 그대로라 기름값이 내려가는 폭은 훨씬 적다. 게다가 기름값이 떨어지면 정유사와 대리점, 주유소가 단가 하락으로 인한 수익 축소를 메우기 위해서 마진 폭을 확대하는 반면 기름값이 올리면 팍팍 올린다. 그러니 원유 값이 내려도 주유소 기름값은 별로 내린 티가 안 난다. 2014년 하반기부터 원유 가격이 거의 반토막이 나고 2015년 상반기에는 조금 올랐어도 고점 대비 60% 정도에 불과한 가격을 보였지만 주유소 휘발유값은 고점 대비 80% 정도까지밖에 내려오지 않았는데, 유류세와 마진이 복합으로 작용한 것이다.

일본 같은 경우에는 원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정책을 쓴다. 곧 원유 값이 비싸지면 세금을 내리고, 원유 값이 싸지면 세금을 올린다. 세금이 원유 가격 변동을 흡수하는 셈이다. 반면 기름값에 관계 없이 세금이 고정되어 있는 우리나라는 원유 가격 인상의 충격은 그대로 소비자가 맞고 기름값이 내려도 그 효과를 별로 체감하지 못한다.

유류세가 전체 기름값의 반을 넘게 차지하므로 굉장히 비싸다... 싶지만 OECD 평균으로 보면 중간쯤 한다.

2018년 10월 정부에서 유류세를 10~20% 정도 내릴 구상을 밝혔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경제장관 회의에 참석 중인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유류세 한시적 인하를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며 연내엔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 활력, 일자리 확충을 위한 투자 활성화 목적이라는 명분도 내세웠다. 국제유가가 80 달러 선을 돌파해서 오르고 있어서 서민들이 받게 되는 부담을 완충하기 위한[1] 차원으로 구상하고 있는데 기름값 부담을 덜 수 있어서 찬성하는 여론이 많지만 앞서 살펴본 대로 기후변화 문제가 심각한 상태에서 화석연료 사용을 조장하게 된다면서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부유층일수록 에너지를 더 많이 쓰므로[2] 결국 부자감세 효과만 낼 거라는 비판도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후 정부에서 유류세를 내렸을 때 서민층보다 부유층에 6.3배 이상 큰 효과를 냈다는 연구 자료도 있다.

각주

  1. 단순히 승용차를 가진 사람만이 아니라 택배기사라든지 자영업자들처럼 생계 때문에 석유 소비가 많을 수밖에 없는 서민들이 꽤 많다.
  2. 예를 들어 승용차의 경우 부자들이 기름 많이 먹는 큰차를 타고, 더 부자들은 취미로 스포츠카까지 타니까. 집도 더 크므로 석유를 쓴다면 난방에 들어가는 비용도 훨씬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