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까스"의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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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26일 (화) 08:18 기준 최신판

서울시 마포구 <망원돈까스>의 돈까스.

퓨전요리 가운데 하나. 원래는 포크 커틀릿이라는 유럽 음식이었던 것이 알본으로 들어와서 돈카츠로 마개조 되었는데 이게 우리나라로 건너오면서 돈까스가 되었다. 표준 표기법으로는 '돈가스'지만 왠지 느낌이 안 산다. 돈까스 파는 음식점 중에 돈가스라고 메뉴에 표시하는 데는 0%에 가깝다. 한때 짜장면의 표준어 표기법이 자장면으로 바뀌었을 때에도 메뉴판에 자장면이라고 쓴 중국집은 거의 없었던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짜장면은 다시 표준어로 돌아왔지만 돈까스는 아직 못 돌아오고 있는 걸 보면 확실히 짜장면이 훨씬 인기 있는 음식이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우리말로 다듬어서 '돼지고기 너비 튀김'라는 되도 않은 용어를 제안했으나 쓰는 사람이나 아는 사람이나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일본식 요리가 들어오면서 한국식 '돈까스'와 구별하기 위해서 돈가스, 혹은 돈카츠라는 말을 사용했는데 돈가스보다는 돈카츠 쪽이 널리 쓰인다. 따라서 여기서는 일본식 요리는 돈카츠를 항목 이름으로 정했고, 돈가스돈카츠로 넘어가도록 했다.

유럽에서 온 포크 커틀릿이 일본에서 일식화 되었다가 한국으로 건너와서 어중간한 양식, 곧 경양식 형태로 다시 돌아간 셈이다. 기구한 국제 입양의 운명. 경양식집이 한창이던 7, 80년대만 해도 그 문화에 젖어 있던 한국인이 진짜 서양에 갔을 때 레스토랑에서 돈까스 시켰다가 What? 하는 반응에 당황했다는 얘기가 꽤나 있었다. 그때는 돈까스만 되어도 어쩌다 한번 먹는 고급 음식이라는 이미지가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낮은 데로 임하셔서, 기사식당분식집에서도 팔리는 메뉴가 되었다.

기본은 돈카츠와 비슷하다. 돼지고기밀가루달걀 반죽으로 튀김옷을 입히고 그 위에 빵가루를 듬뿍 묻혀서 기름에 튀겨낸다. 우스터 소스를 기반으로 좀 더 걸쭉하게 만든 돈까스 소스를 뿌려 내는 게 기본이다. 사실 일본돈카츠도 초창기에는 경양식집에서 팔리던 것이고 모양도 얇고 넓적한 스타일이었다. 그러다가 고급화 테크를 타면서 두툼하고 미리 잘라 나와서 젓가락으로 집어먹는 스타일로 진화해 나간 것. 한국에서는 양을 푸짐하게 보이게 하기 위해서 정말로 커다란 접시를 꽉 채울 정도로 넓적한 왕돈까스가 기사식당이나 학교 주변 식당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는데, 정말로 우와! 싶을 정도로 크다. 대신 고기의 두께는 정말로 얇다. 즉 고기를 최대한 얇게 편 다음에 밀가루빵가루를 넉넉하게 묻혀서 불륨감을 주는 식이다.

호프집 안주로도 인기가 높아서 돈까스 안주 없는 곳을 보기 힘들다. 역시 맥주 안주로는 기름진 게 최고! 그냥 냉동식품으로 나온 것을 꺼내서 바로 기름에 다이빙 시켜 튀긴 다음 소스와 양배추 정도를 곁들여 내면 되니 만들기도 간단하고 안주로 인기도 좋으니... 점심과 저녁 장사를 같이 하는 호프집이라면 낮에는 식사로, 밤에는 안주로 1타2피를 한다. 이런 곳들은 좀 더 정성들여서 직접 고기를 다듬고 반죽을 만들어 묻혀 만들기도 한다.

돈까스와 돈카츠라는 말은 '커틀렛'에서 온 것이지만 이 요리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오스트리아요리슈니첼인데, 빵가루를 묻혀서 넓적하게 튀겨낸다는 점에서는 돈까스와 놀랄 만큼 닮은 점이 많다. 슈니첼일본으로 건너가 상당히 일본화 되었다면 한국에서는 크게 개량 과정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슈니첼의 원래 모양과 크게 다르지 않게 남아 있다. 다만 슈니첼돼지고기를 쓰는 경우는 거의 없고 송아지고기 아니면 닭고기를 쓴다.

돈카츠와 돈까스의 차이

일본돈카츠는 이제는 완전히 일본화 되었지만 우리나라의 돈까스는 경양식이라는 이름으로 어중간한 서양식 레스토랑에서 주로 팔렸다. 그러다 보니 둘 사이애는 여러 가지 차이점이 있다.

  • 돈카츠는 젓가락으로 먹기 좋도록 미리 잘라서 나오지만 돈까스는 통으로 나오기 때문에 포크와 나이프로 썰어가면서 먹어야 한다. 그 때문에 주방에서 잘 드는 칼로 썰어 나오는 돈카츠는 두툼한 반면, 돈까스는 손님이 썰기 좋게 얇고 넓적하게 나오는 게 보통. 모양이 울퉁불퉁하다. 왕돈까스는 정말 못생겼다. 다만 롤까스는 미리 썰어서 나온다.
  • 일본돈카츠를 집중 공략해서 히레카츠, 로스카츠와 같이 세분화한 것과는 달리 한국은 비후까스, 생선까스, 치킨까스와 같은 식으로 고기 종류의 차이만 있다. 이걸 또 묶어서 정식이라는 메뉴를 만들었다. 큼직한 새우를 통째로 튀겨낸 걸 경양식집에서는 새우까스라고 부르지만 일본은 새우후라이(海老フライ)라고 부른다. 하지만 일본에도 비프카츠(규카츠), 치킨카츠 같은 것들도 있고 정식에 해당되는 믹스카츠도 있다.

서빙

예전에는 경양식집에서 돈까스 주문하면 웨이터가 꼭 물어보는 말이 있었다. "으로 하시겠습니까? 으로 하시겠습니까?" 나름대로 세련된 티 내려고 하는 사람들은 을 주문했으나, 이거 자체가 어차피 국적불명의 한국 스타일 경양식인걸 뭐. 일본돈카츠는 무조건 이다.

먼저 스프가 나온다. 분식집 돈까스는 아예 같이 나오기도 하는데, 레스토랑은 일단 에피타이저 개념으로 스프가 먼저 나온다. 소개팅을 경양식집에서 보는데 "스프는 뭘로 하시겠습니까?" 하는 웨이터의 질문에 "오뚜기요." 하고 대답했다는 농담도 있었는데, 좀 괜찮은 경양식집은 스프를 두 가지 중에서 선택할 수 있게도 했다. 그래봤자 오뚜기 크림스프냐 양송이스프냐의 차이. 잘난 척 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스프 먹을 때 꼭 이렇게 얘기했다 카더라. "숟가락을 자기한테서 먼 쪽으로 밀면서 스프를 뜨는 게 에티켓이에요."

은근이 돈까스가 유명한 기사식당이 여기저기 꽤 있다. 나이든 세대에게도 친숙한 경양식이기도 하고, 얇게 만들어서 튀기면 빨리 손님에게 낼 수도 있는 데다가 열량도 높아서 든든하기도 하기 때문에 빨리 먹고 빨리 가려는 운전기사들에게 인기가 좋다. 왕돈까스로 유명한 남산이나 성북동의 기사식당에서는 풋고추가 나오기도 한다. 이런 집의 테이블에는 당연히 쌈장이 놓여 있다. 기사식당 돈까스 중에는 소스에 된장을 사용해서 한국인에게 좀 더 친숙한 맛을 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