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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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레일리아 대륙에 있는 유일한 국가.

캥거루의 고향이자 캥거루고기의 최대 소비국.

처음 호주에 이주한 유럽인이 영국의 죄수였다는 역사 때문에, 만약 영국에 있다가 호주에 간다고 하면 농담 삼아 이렇게 묻는 영국인들도 있다. "무슨 죄를 지었기에?" 아름다움이 죄랍니다... 그럼 호주 갈 것도 없이 사형!

수도는 캔버라. 한국에서는 멜버른이나 시드니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태반이다.[1] 사실 이 두 도시가 서로 자기가 수도 하겠다고 싸우다가 결국 중간에 새로 하나 만든 게 캔버라다.

공용어는 영어. 영국 이주민들이 주축을 이루어서 개발한 나라기 때문에 대체로 영국 영어와 비슷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점차 자기만의 스타일이 만들어져서, 이제는 호주 영어라는 하나의 계보를 이룬 상태다. 자세한 것은 호주 영어 항목 참조. 원주민들이 쓰는 여러 가지 언어들이 있었지만 많이 자취를 감추었다. 정부 차원에서 나름대로 원주민 언어를 보존하려고 하지만 그게 되나. 생활이 안 되는데.

초기 이주민 때부터 원주민인 애보리진(Aborigine)을 탄압한 흑역사가 있다. 그럭저럭 잘 어울려 산 뉴질랜드와는 달리 호주의 원주민들은 보기도 쉽지 않고 사회에서도 알게 모르게 소외되어 있다. 호주 정부에서 뒤늦게 공식 사과를 했지만 여전히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그쪽 동네 사람들끼리 술먹고 떠드는 얘기에 따르면,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 남자들은 기골이 장대하고 남성미가 좔좔 넘쳐서 그래서 밤일도 잘했기 때문에 뉴질랜드에 이주한 영국 여자들이 거부감이 그나마 적었지만 호주의 애보리진 남자들은 좀 땅딸한 스타일이라 인기가 없었대나. 핑계 좋다 이놈들아. 하지만 그보다는 마오리족은 워낙에 잘 알려진 전투종족인 데다가 이미 유럽 상인을 통해서 무기를 사들여 놓았지만 이런 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애보리진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는 게 정설.

같은 남반구, 오스트랄라시아에 속해 있으면서 같은 영연방이기도 한 뉴질랜드와는 여러모로 친하게 지내는 사이. 출입국이나 이주도 다른 외국인에 비해 훨씬 간편하고 ANZAC(안자크, Australian And New Zealand Army Corps, 호주-뉴질랜드군단) 깃발 아래 두 차례의 세계대전에 참여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당시의 전사자를 기리는 ANZAC데이(4월 25일)가 국경일로 지정되어 있다. 심지어 안자크 비스킷이라는 것도 있다.

1 기후

땅덩이가 크기 때문에 열대기후부터 아열대, 온대, 냉대기후까지 입맛대로 골라먹을 수 있도록 펼쳐져 있다. 해안 쪽은 당연히 해양성기후고 내륙 쪽은 정말 대륙성기후다. 그 넓은 땅덩이의 대부분은 황무지 아니면 사막아웃백이라 엄청난 일교차와 건조한 기후의 끝판왕을 보여 준다. 해안 쪽도 워낙에 구름이 빠르게 흘러가고 하늘이 휙휙 바뀌는지라 하루 사이에 사계절이 오락가락하는 일도 드물지 않고, 여름에는 어제는 최고 기온이 40도 넘게 치솟았다가 오늘은 25도로 뚝 떨어지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호주로 여행을 간다면 언제 가느냐에 상관 없이 무조건 가벼운 겨울옷은 가지고 가고, 방수 기능이 있는 재킷이면 더더욱 좋다. 언제 가든 무조건 4계절을 대비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햇빛이 아주 강렬하다. 외출할 때에는 아기 때부터 선글라스 쓰는 것을 권장할 정도다. 피부암을 걱정하는 정부 차원에서 저렴한 자외선 차단제를 공급한다. 물론 싼 게 비지떡이긴 하지만 몸에 처발처발하기에는 괜찮다. 샴푸처럼 펌프를 꾹꾹 눌러서 쓸 수 있는 대용량도 슈퍼마켓에 넘쳐난다. 호주를 여행할 때에는 자외선 대책은 필수다. 하루만 긴장 풀어도 땡볕에 피부가 시뻘겋게 데이는 수가 있으니 주의하자!

대부분의 인구가 사는 뉴사우스웨일스 주빅토리아 주는 여름은 건조하고 겨울은 습하다. 여름이 끈적끈적한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쾌적한 편이다. 하지만 비 한 번 쏟아지면 불쾌지수가 하늘을 찌른다. 가끔씩은 기온이 40도 가까이, 심지어는 40도를 넘기도 하는데 이때는 정말 숨이 턱턱 막힌다. 하지만 그 다음날은 최고기온이 25~6도밖에 안 되기도 하고, 정말 날마다 신세계가 펼쳐진다. 대부분 도시가 해안에 발달해 있으므로 겨울 기온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온화한데, 습도가 높아서 은근히 으슬으슬 춥다. 게다가 워낙에 일교차가 널뛰기다. 내륙으로 들어가면 기온이 뚝뚝 떨어지므로 주의하자. 반대로 겨울은 해안 도시들은 0도 이하로 떨어지는 일은 좀처럼 없고 눈 구경 확률도 0에 수렴할 정도라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따뜻하지만 습도가 높아서인지 은근히 으슬으슬 춥다. 특히나 겨울이 우리나라보다 온화하다는 점 때문에 만만하게 보고 겨울옷 제대로 안 챙겨가면 감기 바이러스의 좋은 먹잇감... 오래된 가정집들은 난방 시설이 안 된 곳도 많고, 있다고 해도 전기나 가스비가 비싸다 보니 잘 안 틀고 그냥 두꺼운 옷입고 두꺼운 이불 덮고 그걸로 안 되면 고무 주머니에 뜨거운 물 넣어서 이불 밑에 넣고 자기도 한다.

2 행정구역

(괄호 뒤의 약자는 주소를 적을 때 쓰는 약칭)

2.1

주(State)는 행정, 입법, 사법에 관한 완전한 자치권을 행사한다.

이 중 우리나라의 제주도처럼 큰 섬이라서 따로 주가 된 타즈매니아 주를 빼고 본토만 가지고 얘기하자면. 제일 코딱지만한 빅토리아 주뉴사우스웨일스 주 합쳐도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주 보다는 살짝 크고 다른 주보다는 작다. 그런데 인구는 절반 이상이 이 두 주에 몰려 있다. 근데 얘네들 관점에서 코딱지지 제일 코딱지만한 빅토리아 주남한의 두 배다.

호주의 다른 주는 그냥 지명이나 동서남북 개념의 심심한 이름을 가졌으나 동부의 세 개 주는 뭔가 영국스러운 이름이다. 아무래도 영국 식민지가 동부 쪽에 먼저 조성되었고 서부 쪽은 한참 뒤에 개발되었으니. 미국과 비슷하네. 동부에 먼저 영국 식민지가 건설되고 나중에 서부 개척하고.

2.2 준주

준주(Territory)는 입법, 행정, 사법에 관한 자치권을 일부는 행사하고, 일부는 연방정부가 직접 행사하는 식이다.

자체로 가지고 있는 자치권의 정도는 주에 따라서 조금 다르다. 노던 준주호주 수도 준주는 거의 주에 근접할 만큼 많은 자치권을 가지고 있고, 그밖에 주는 많은 기능들이 연방 정부 관할이다.

3 정치

영연방(Commonwealth) 소속으로 공식적인 국가 원수는 영국 국왕이다. 곧, 지금은 엘리자베스 2세. 그래서 행정부 수반이 영국과 같은 이름인 수상(Prime Minister)이다. 연방정부는 영국과 비슷한 내각책임제.

호주에 영국 총독도 있다. 실제로는 명예직에 불과하지만 법적으로는 의회 해산권이나 총리 해임권이 있다. 실제로 호주 역사에서 딱 한 번 의회 해산권을 써먹은 적이 있다. 옛날에는 영국 귀족들이 총독으로 임명되었지만 지금은 호주 사람 중에서 임명한다. 정해진 임기는 없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5년에 한 번씩 바꾼다. 여성 총독은 지금까지 딱 한 번밖에 없었다. 여왕이라서 같은 여자는 싫은 건가?

미국과 마찬가지로 주(State) 단위의 연방 국가 형태를 띠고 있어서 상당한 자치권이 부여되어 있지만 주 방위군까지 자체 보유하는 미국 만큼 많은 권한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주 사이에는 동식물 검역이 있기 때문에 국내선 항공기 여행을 할 때 도착지에서 검역에 걸릴 만한 건 버리라고 쓰레기통에 안내문이 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투표 제도가 좀 독특한데, 자신이 원하는 후보에만 표를 찍는 방식이 아니라 선호하는 순서대로 순위를 매겨야 한다. 또한 투표를 의무로 하고 있어서 투표를 안 하면 벌금을 물어야 한다. 그래서 투표율이 높게 나타난다.

자신들은 원래 영국인이며 영연방의 일원이라는 데에 자부심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지만 "싫다! 영국이 뭐 해 주는 거 있다고! 독립하자!" 하고 주장하는 사람도 많아서 국민투표까지 벌였지만 결과는 부결. 당분간은 독립 문제로 국민투표할 일은 없어 보인다.

아직까지도 우리나라에서는 호주가 백호주의를 고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오래 전에 이미 폐기되었다. 인종 차별로 말한다면 적어도 한국에서 동남아시아인들 차별하는 것보다는 만 배는 낫다. 외국인 문제에 대한 넘쳐나는 증오의 댓글올 보라. 누가 누구보고 인종차별을 운운하나. 학교 교육도 신경 많이 쓴다. '외국'을 뜻하는 foreign 대신 international(국제)을 쓰도록 하고, '민족'을 뜻하는 단어도 타고 나는 것이며 바뀌지 않는다는 뜻을 가진 race 대신 문화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바뀔 수 있다는 뜻을 가진 ethnic을 쓰도록 한다. 멜버른이나 시드니 같은 대도시는 정말로 코스모폴리탄으로 다문화가 넘쳐난다. 특히 요즘은 중국인 비중이 많다. 멜버른 도심을 다니다 보면 영어보다 중국어가 더 많이 들리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서울 명동도 요즘 그렇지 않나?

그래도 어디나 그렇듯 '외국인들 우리 일자리 빼앗아간다'고 싫어하는 호주인들도 특히 젊은층 중심으로 꽤 있다. 외국인하고 말싸움 붙었을 때 "니네 나라로 돌아가!" 하고 지랄하는 놈들도 있다. 그러는 니들이야말로 니네 나라 영국으로 돌아가시지요. 수천 년 동안 애보리진이 살던 땅을 강탈한 주제에.

4 사법

최고 법원대법원이 아니라 호주고등법원(High Court of Australia). 원래는 영국 추밀원이 최고 사법기관이었기 때문에 대법원 대신 고등법원이라는 이름을 가졌다. 1975년 호주고등법원에서 추밀원으로 상고하는 것이 완전히 금지되었고 1986년에는 주 대법원에서 추밀원으로 상고하는 것까지 금지되면서 호주 사법부는 영국에서 완전히 독립했고 그 결과 호주고등법원이 실제 호주 최고 법원이 되었다. 그래도 여전히 이름은 '고등법원'을 쓴다. 그런데 각 주에 있는 최고 법원대법원(Supreme Court)이다.

영연방 아니랄까봐 재판에 나오는 법관들은 흰색 뽀글이 가발을 쓴다. 아침 시간에 법원 근처에 있다 보면 흰 가발 쓰고 법원에 가는 변호사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5 그밖에

영연방이지만 마일이나 파운드 같은 영국식 도량형법을 안 쓰고 미터법을 쓴다. 그런데 맥주잔은 파인트 단위를 기반으로 한다. 이 놈의 파인트가 또 주마다 다른 경우가 있다. 그리고 맥주잔을 부르는 이름이 달라서 가끔 다른 주의 에 갔다가 잠시 헤메는 경우도 있다. 어디서는 파인트라고 하는 걸 어디서는 스쿠너라고 하고, 정말 헷갈린다. 대도시야 외지인들이 많으니 그럭저럭 알아 듣지만 그 바깥으로 나가면 정말 못 알아 듣는 바텐터들이 가끔 있다.

커피 문화가 많이 발달해 있고, 정말로 커피가 맛있는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멜버른이탈리아계 이민자도 많고 해서 커피 천국으로 손꼽힌다. 그냥 동네 카페를 가도 정말 맛있는 카푸치노플랫 화이트를 만들어 준다. 스타벅스가 맥을 못 추는 나라가 호주다. 2000년부터 진출해서 한 때 매장이 90개 이르렀지만 장사가 안 돼서 2008년에 3분의 2가 넘는 61개 매장을 접었다. 최근에는 다시 매장 수가 조금씩 늘기는 하지만 2018년 기준으로 호주 전역에 매장 수가 39개밖에 안 된다. 스타벅스가 진출했다가 죽을 쑨 정말 드문 사례. 그나마 주 고객층도 관광객이나 스타벅스를 잘 아는 아시아계 혹은 미국계다.

오스트레일리아라는 원래 이름이 오스트리아와 종종 헷갈린다. 이승만 대통령의 부인 프란체스카 여사는 오스트리아인이었는데, 사람들이 오스트레일리아와 헷갈려서 호주댁이라고 불렀다. 그 바람에 서울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 때 제대로 사고를 쳤다. 당시 정부에서 아양 좀 떠느라고 G20 정상들의 미니어처 인형을 만들었는데 호주 총리였던 줄리아 길라드에게 오스트리아 전통 의상을 입혔다가 개망신을 당했다. 오스트리아에서도 역시 나라 이름을 헷갈리는 관광객들이 꽤나 있는지 'No Kangaroos in Austria'와 같은 문구가 쓰여 있는 티셔츠를 파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꽤 항공편이 있는 나라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시드니에 매일 정기편을 넣고 있고 대한항공브리스번에도 주 4회 정기편을 넣고 있다. 멜버른에도 주 4회 정기편을 운항했지만 단행한 상태. 여기에 진에어케언스에 걔절편 직항을 넣고 있다. 미국 말고는 장거리 노선에 이만큼 항공편이 들어가는 나라도 별로 없다. 다만 호주 쪽 항공사는 한국 직항 없이 쾬타스아시아나항공 시드니 편에 공동운항만 걸어 놓았다.

6 각주

  1. 캐나다도 비슷한데, 한국에서는 몬트리올이나 밴쿠버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진짜 수도는 오타와. 캐나다 수도가 몬트리올? 오타야!